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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일정

마른땅 2010. 4. 21. 00:08
천안함 이어 '노무현 정국'? 파장 주목
[프레시안] 2010년 04월 20일(화) 오후 01:12   가| 이메일| 프린트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발간 시작으로 대대적 추모 행사

 [프레시안 김하영 기자]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각종 추모 행사가 5월 한 달 내내 열린다. 6.2 지방선거 기간과 겹쳐 '추모 정서'가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다.

'노무현 재단' 문재인 상임이사는 20일 오전 서울 마포 재단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모 행사 계획을 공개했다.

자서전 '운명이다' 주말 공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문재인 상임이사는 "2~3일 내에 출판 작업이 완료되면 이번 주말 노 전 대통령의 영전에 헌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서전 제목은 노 전 대통령의 유서에서 따온 '운명이다'로 정해졌다.

자서전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펴낸 것은 아니지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남긴 기록들과 구술 자료 등을 토대로 유시민 전 장관이 정리했다. 문 상임이사는 "고인의 출생부터 서거에 이르기까지 인생역정 전체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주말 공개되고 다음 주에는 일반에게도 시판될 예정이다.

▲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모행사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문재인 상임이사. ⓒ프레시안(김하영)

그 다음은 '1주기 추모 전시회'가 열린다. 5월 5~16일까지 서울(강남역 갤러리 '루미나리에')에서, 20~31일까지 김해 봉하(특별전시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노 전 대통령의 유품은 물론 추모 기록물, 사진, 미술작품 등이 전시된다.

문 상임이사는 노 전 대통령 유품에 대해 "평소에 사용하시던 소품과 옷은 물론, 귀향 후 봉하마을에 찾아온 방문객들을 맞이하면서 사진에 찍혔던 유품들이 전시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농사 짓던 모습, 손녀를 태우고 다니던 자전거 등 주로 노 전 대통령의 소박함을 나타내는 유품이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5월 19~31일까지 정동 경향갤러리에서는 김정헌, 노순택, 오원배, 이반, 임옥상, 조습, 황재형 등 작가 37인이 회화와 조각 등 60여 점을 전시하는 특별전시회 '노란선을 넘어서'가 열린다. 문 상임이사는 '노란선'에 대해 "좁게는 남북정상회담 당시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던 장면을 의미하고, 넓게는 온갖 사회의 터부와 금기를 넘어선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작품 판매액은 노무현 재단에 기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워 투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이라는 제목의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가 전국 순회 일정으로 열린다. 윤도현밴드, 강산에, 안치환, 이한철, 윈디시티, 두 번 째 달, 우리나라, 피아, 노찾사 등이 출연하고, 유시민·이재정·문성근 씨 등이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사람 사는 세상'도 이 무대에 서며, 지역별 시민합창단도 공연한다. 5월 8일 서울(성공회대 운동장)을 시작으로 9일 광주(구 도청 광장), 15일 대구(대구백화점 앞), 16일 대전(대전MBC 갑천 둔치)을 거쳐 23일 1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날 저녁 부산대학교 대운동장에서 마지막 공연이 열린다.

이밖에 추모 학술 심포지움인 '노무현이 꿈꾼 진보의 미래'는 5월 1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고, 주요 인터넷매체 합동 토론회 '노무현, 열 컷의 풍경'이 17일 각 매체를 통해 생중계 된다. 토론회에는 한명숙, 문재인, 유시민, 안희정, 이광재, 천호선 등의 인사들이 출연해 저 마다의 노 전 대통령의 가치와 그에 대한 추억을 토론하고 술회할 예정이다.

1주기 추도식, 부엉이 바위 아래서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역 관련 사업도 때를 맞춰 완공된다. 5월 16일에는 노 전 대통령이 산책하던 마을, 정화 운동을 하던 화포천 등을 따라 조성된 '봉하 생태산책길'이 발표되고, 5월 중으로 시민들이 추도사를 써서 기부한 박석 등 노 전 대통령 묘역 완공 행사를 갖는다. 문 상임이사는 "날씨가 좋지 않아 공사에 기간이 오래 걸렸다"며 "1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행사들이 거쳐 5월 23일에는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 아래에서 1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추모 동영상, 추도시 낭송, 추도사, 추모곡 연주, 유족 인사, 헌화·분향 등의 의식이 치러지는데, 사회는 방송인 김제동 씨로 결정이 됐다.

문 상임이사는 "추도사는 명사들 위주가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참여해 추도사를 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측 초청 인사들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도식 때는 외국인 노동자들 스스로 꾸미는 식전 문화행사가 봉하마을 인근에서 열리고, 시민들이 준비하는 전야제 행사도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도식 당일에는 진영 읍내에서 봉하마을까지 참가자들이 함께 걷는 '민주올레' 행사도 준비 중이다.

"추모행사 정치적 해석 경계"

문 상임이사는 "작년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겪은 뒤 시간이 무심하게 흘러 1주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며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하게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하도록 하면서도 노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되새기고 계승하는 데까지도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 추모 기간이 지방서거 기간과 겹쳐 선거 영향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한명숙, 유시민, 안희정, 이광재 등 친노 인사들의 대거 출마가 확정됐거나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상임이사는 "지방선거 시기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추모 행사들이 정치적으로 보이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선관위에서도 신경 쓸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영 기자 ( richkhy@pressi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