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전문 기자가 발로 뛰어 발굴한 숨은 맛집 ① 경기도 양평 몽실식당
‘도래창’을 아시나요?
‘소나기’의 고장 양평은 지금도 5일마다 3·8장이 선다. 중앙선 양평역 건너편에 평소에는 주차장으로 쓰는 장터가 있고, 장터 너른 마당 앞에 <몽실식당>이 있다. 이 식당은 요즘 ‘도래창’으로 새로운 맛을 찾는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철판 위에 채 썰은 파와 양파를 넉넉히 얹고 가래떡과 소스를 넣어 소금으로 간을 한 것이 ‘도래창소금구이’인데 1인분에 6천원으로 가격도 부담 없다. 도래창소금구이는 소주 안주로도 좋지만 이집에서 직접 빚은 ‘동구막걸리’와 아주 궁합이 잘 맞는다. 동구막걸리는 주인장 김 사장이 개발한 술, 화학 발효제가 아닌 누룩으로 발효시켜 텁텁하지 않고 뒷맛이 깔끔하다. 한 때 김 사장도 막걸리를 한말 반씩 마셨던 폭주가였다. 하루도 안 거르고 엄청난 양의 막걸리를 팔아준 그가 고마워 막걸리집 주인이 막걸리 만드는 법을 전수해주었고, 이것을 바탕으로 개발한 술이 동구막걸리다.
200g에 8000원씩 하는 지리산 흑돼지소금구이도 먼 길까지 온 손님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가격이 착하거니와 흑돼지 본래의 깊은 맛을 볼 수 있다. 주인장의 말에 따르면 이집의 흑돼지는 버크셔 순종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돼지고기라고 한다. 이 고기를 7일 이상 숙성시켜 씹는 맛과 부드러움을 한층 더했다고. 남도에서 직송한 갈치속젓에 찍어먹는 흑돼지소금구이의 맛은 자별하다. 갈치속젓이 느끼하지 않으면서 돼지고기 맛의 풍미를 더 도드라지게 해준다. 구제역으로 돼지고기 원가가 30~40%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에는 절대 가격 인상을 안 한다고 한다.
<몽실식당>은 고기를 먹은 손님에겐 된장찌개나 김칫국밥을 서비스로 준다. 된장찌개도 맛있지만 양지머리와 남해멸치로 국물을 낸 김칫국밥이 먹어볼 만하다. 개운한 국물이 고기 먹은 뒷맛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준다. 경상도식 갱시기와 서울식 소고기 국물의 절묘한 조합으로 서울에서 일부러 김치국밥을 사먹으러 부부가 오는 경우도 있다. 김동운 사장의 모토는 ‘식재료는 늘 최상의 것을 쓴다’는 것이란다. 김칫국밥 한 숟가락에서 얼핏 그의 진정성이 묻어났다. 운이 좋은 날이면 찬으로 비싼 어리굴젓도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