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장님’이 잘 가는 회사앞 맛집
시티라이프 | 입력 2011.04.19 10:29 | 수정 2011.04.19 11:26 | 누가 봤을까? 20대 여성, 서울
사람 입맛은 거기서 거기다. 그러나 단골 식당은 제 각각이다. 같은 음식이라도 집집마다 그 맛, 시설, 서비스 수준은 다를 수 밖에 없다. CEO 단골 식당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같은 조건들이 거의 충족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의 단골 맛 집에 가 보면 역시 명물 맛 집은 음식과 서비스가 평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단골이라면 CEO든 누구든 뜨내기 손님 보다 조금 더 반기는 건 인지상정이다. 잘나가는 CEO 또는 기업 임원들의 단골 식당을 따라가 보았다. 그들의 단골 식당은 회사 바로 옆에 있는 게 보통이다.
삼성전자 임원들
"순수한 음식 맛, 청결한 분위기가 좋다"
효자 불고기 3대 명가 서초동 사리원
서초동 불고기집 사리원을 제대로 즐기려면 먼저 두 가지 정도의 사실을 알아야 한다. 첫째, 사리원은 북한 황해북도의 도청소재지다. 이 지역 사람들은 모두들 허리 꼿꼿이 세우고 살 정도로 튼튼한 생활 유전자를 갖고 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은 무뚝뚝하다. 둘째, 서초동 사리원의 탄생 스토리가 있다. 처음 이 집의 문을 연 사람은 초대 주인이자 지금 사장의 할머니였다. 그녀의 남편은 당뇨병 환자였다. 당뇨병 환자는 음식에 살고 음식 때문에 죽음의 위기를 맞기도 한다. 그래서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한데, 할머니는 남편을 위해 설탕 뺀 불고기를 만들었다. 설탕 등 기존의 양념 대신 12가지의 과일로 만든 소스를 개발했다. 그렇게 만든 창조적 불고기 이름이 사리원 불고기다. 사리원 불고기를 시키면 불판이 나오고, 불판이 달궈지면 사골육수를 붓고, 숙성된 불고기 생육을 올리고, 직전에 준비된 야채가 올라온다.
얇은 고기는 순식간에 익어버리므로 얼른 야채와 함께 들어 준비된 소스에 찍어 먹는다. 소스는 12가지 과일과 야채로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사리원 불고기다. 사리원 불고기가 일반 불고기 보다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태생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요, 가격이 비교적 비싼 것은 일반 불고기가 비교적 싼 소 앞,뒷다리살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비싼 등심 부위를 이용하고, 재료비가 높은 소스 제작비 때문이다.
사리원 불고기가 손님들에게 사분사분하게 하지 못한 것은 이 집이 북한 사람들의 무뚝뚝한 성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음 속으로부터 손님을 홀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단골들은 알고 있다. 불고기를 다 먹으면 남은 육수에 전분 사리를 말아 주는데, 이 맛은 사리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냉면맛도 독특하다. 지하의 메밀 방아 기계에서 매일 새로 빻아 만든 면에 북한 냉면 특유의 심심한 육수로 담백한 영양식으로 만들어 내는데, 맵고 센 함흥식 냉면이나 남한화 된 냉면맛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도대체 이게 무슨 맛인지 모를 정도로 담담한 게 특징이다.
메뉴 :
사리원불고기 2만8000원 / 등심양념불고기 2만8000원 / 육수불고기 2만원 / 꽃등심 4만5000원 / 갈비 3만원 / 생갈비 2만8000원 / 안창살 4만2000원 / 꽃갈비살 2만5000원 주소 : 서울시 서초구 서운로 134(서초동) 영업 시간 : 11:30~22:00 문의 : 02-3474-5005
신원 박성철 회장
목포식 반찬, 깔끔하고 특별한 고향의 맛
내용이 충실해 고마운 회집 목포활어회
고향의 맛 보다 더 정감어린 음식이 있을까? 서울 지역에서 생활하는 타 지역 출신 사람들의 소박한 행복 가운데 하나가 고향의 맛을 경험하는 것이다. 목포활어회는 완도에서 올라오는 자연산 활어회와 선어회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외관은 그저 평범했다. 여느 횟집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이 집에 신원의 박성철 회장이 자주 가게 된 이유는 '확실한 고향의 맛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서 찾아가 봤다. 일단 목포활어회의 수족관에는 활어가 많지 않았다. 한꺼번에 왕창 쏟아 붓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필요한 양만큼만 가져오기 때문이다. 참돔이 1kg에 12만원으로 다른 횟집과 비슷했다. 주문을 하자 밑반찬이 나오는데, 이것이 정말로 전라도식이었다. 특히 쪽파김치와 가오리찜 한 토막이 이 집 음식이 '전라도식'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쪽파김치는 전라도가 고향인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밑반찬인데, 상추 한 장에 줄 돔 한 점과 마늘 한 쪽, 그리고 쪽파김치 한 줄을 올려서 먹어보니 그 맛이 정말 '환장'할 정도로 맛있었다. 가오리찜은 가오리를 꾸덕하게 말린 것을 쪄서 양념장을 올려 내왔는데, 잡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오히려 섭섭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큼직하게 썰어서 나온 제철 멍게는 멍게 내벽에서 흘러나온 내장의 흔적이 남아있어서, 초장을 찍어 먹는 것 보다 그냥 날름 씹어 삼키는 게 훨씬 맛있었다. 자연산 활어회는 줄돔, 다금바리, 참돔, 감성돔, 광어, 농어, 도다리, 우럭, 놀래미 등이 있고 양식 활어회는 도미, 농어, 우럭, 광어, 모듬회, 세발낙지, 새우튀김 등이 준비되어 있다. 자연산과 양식의 가격 차는 약 2만원에서 4만원 정도였다. 점심 시간에는 특선, 회정식, 초밥, 백반, 탕 등이 준비되어 있다.
메뉴 :
자연산 참돔 12만원 / 감성동 12만원 / 광어, 농어, 도다리, 우럭, 놀래미 각각 10만원 / 양식 활어 도미 9만원 / 농어, 광어, 우럭 각각 8만원 / 활어모듬회 4만원(1인분) / 세발낙지 4만원(1인분, 중국산) / 새우 튀김 3만원(베트남산)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79-1
영업 시간 : 11:30~22:30
문의 : 02-714-0059
동해바다를 만나다 고래불
사람들이 말했다. ' 동해바다 포장마차가 생겼다'고. 이 집 사장이 말했다. '왜 해산물 한식은 없냐'고. 그리고 고래불을 우리나라 동해 해산물로 만든 한정식집으로 만들어 세계인에게 알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집 사장은 영덕 사람이다.
현지 언론인이기도 한데, 언론이나 식당이나 모두 문화 사업이라는 생각에 식당도 문화적인 접근 방법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삼성전자 임원들이 고래불을 즐겨찾기 명단에 올린 것은, 우선 맛이 좋고, 식당의 메뉴가 독특하고, 코스의 구성이 창조적이며, 적절한 시기에 변화를 주는 영업 방침이 좋아서라고 한다. 참고로 고래불은 영덕 북쪽에 있는 해안의 이름이다. 고려 말 학자이자 문신이었던 이색이 어린 시절에 고래불 앞 백두대간 칠보산에 올라가 동해 앞바다에서 고래들이 뿜어내는 모습을 보며 이곳을 고래불(뻘)이라 불렀다 전해진다.
그러나 역삼동 고래불의 맛의 고향은 영덕 고래불만이 아니다. 동해 바다 전체 즉, 북쪽 속초부터 남쪽 영덕에 이르기까지 동해에서 올라오는 모든 해산물을 역삼동 고래불의 식재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메뉴는 고래고기다. 다른 메뉴들도 모두 자연산만 취급하고 있다. 고래고기는 지구에 존재하고 있는 식품 가운데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가장 많은 영양분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역삼동 고래불에 가면 고래 모듬(가슴살, 지느러미, 생고기, 수육, 육회, 너비아니)과 단품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돌문어, 과메기, 잡어회, 생꽃새우, 전복, 전복모듬물회, 참가자미세꼬시, 10년 자연산 바위굴, 홍삼, 모시조개탕, 영덕대게 등 동해안에서 잡히는 대부분의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
반찬도 동해산이다. 가자미식혜, 꽁치젖갈 해초무침, 방풍나물, 생미역은 물론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나물과 울릉도 부지깽이까지 맛 볼 수 있다. 별미로 판매하는 알도루묵구이와 백고동찜도 꼭 한번 맛봐야 할 고래불의 별미다. 점심 시간에 만날 수 있는 돌솥밥도 고래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웰빙식이다. 이 집의 돌솥밥은 매일매일 칠보산에서 길어온다는 탄산 약수로 짓는데, 탄산이 쌀에 섞이면서 색깔이 파랗게 변하는 별미이자 영양식이다.
메뉴 :
고래모듬 15만원 / 고래가슴살 7만원 / 고래지느러미 7만원 / 고래생고기 6만원 / 고래수육 7만원 / 고래 육회 4만5000원 / 고래 너비아니 4만5000원 / 코스 5만원~9만원 / 일품 요리 3만5000원~15만원 / 점심 코스 / 2만원~3만원 / 점심 단품 1만3000원~2만원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8-53
영업 시간 :
11:30~22:30
문의 : 02-556-3677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이철희 사장
"꾸밈없는 맛, 한국 전통을 격식있게 표현하는 분위기가 좋다"
강원도 순수한 맛이 그대로 강릉옛날집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이철희 사장은 본인은 물론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가끔 강릉옛날집을 찾는다. 강원도의 순수함, 강릉 음식의 담백함, 그리고 강릉옛날집이 주는 편안함이 좋아서다. 결정적 이유는 맛이다. 강릉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감자, 초당두부, 오색약수 등이 떠오른다. 1987년 한국관광공사에서 조사한 '전국향토특산물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초당동의 초당 두부와 약식, 월호평동의 버섯, 견소동의 감자부침, 경포의 전복죽과 감자전 등이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임피리얼 팰리스호텔 바로 뒤에 있는 '강릉옛날집'은 이런 강원도 토속 음식들을 재현해주는 집이다. 1987년에 문을 열었으니 이 자리에서 벌써 23년 째다. 언덕 위의 옛날 집을 개조해서 만든 이 집은 강릉 기와집을 연상시키는 외관을 하고 있다. 열린 대문으로 들어가면 마루를 중심으로 단촐한 방들이 디귿자 형태로 둘러있는데, 일반 식당과 달리 방에 들어가도 밥상도 없다. 그저 방석 뿐인 방에 주섬주섬 앉아 주문을 하면 차려진 상채로 음식이 들어온다. 손님이 오면 사랑방으로 모시고, 잠시 후 찻 상이나 밥 상을 내오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강릉옛날집의 이런 방식은 다른 음식점들에게도 영향을 줘,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 식당에서 차용하기도 했다. 강릉옛날집의 음식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정식을 시키는 게 좋다. 놋그릇에 담긴 반찬의 수가 10여 가지가 넘고, 보쌈, 전, 회, 조림, 구이 등 주요 제철 반찬들이 따라 나온다. 눈에 금새 띄는 반찬은 '감자전'. 밥은 영양돌솥밥이다. 오색약수로 지은 돌솥밥은 약수의 철분이 작용해서 밥이 노르스름하고 입맛에 따라 철분 냄새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영양밥으로 이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강릉옛날집 또는 강릉까지 달려가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독특한 메뉴다. 강릉옛날집은 이런 토속적인 맛과 강남 한 복판에서 오래된 느낌을 제공한다는 장점 때문에 특별한 가족 모임이나 외국 손님 접대하기에 최적의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다.
메뉴 :
오색약수영양돌솥밥 점심 영양솥밥 1만7000원 / 정식 2만3000원 / 정식A 3만3000원 / 저녁 정식 3만3000원~5만3000원 / 강릉초당두부구이 1만5000원 / 감자옹심이 2만원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248-4
영업 시간 :
11:30~22:00
문의 : 02-544-5196
아르코 미술관 김찬동 관장
고향 같은 편안함, 변함없는 국물맛
시원한 사골육수가 좋다 혜화칼국수
혜화칼국수가 칼국수 전문점이라고? 그렇지 않다. 주메뉴는 '국시'지만, 바싹불고기, 문어, 수육, 생선튀김, 녹두빈대떡에 소주, 막걸리, 직접 담근 복분자주, 매실주도 있다. 단촐한 메뉴지만 면면을 보면 풍류꾼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라는 사실을 금새 눈치챌 수 있다. 문화예술계의 인사들은 작품 교류나 사사로운 정리로 여럿이 모이는 것을 좋아하는 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그들은 국수, 문어, 수육 등을 좋아한다. 혜화칼국수가 혜화동 일대에서 유명한 맛 집이 된 것도 아마 수십년 동안 이 골목을 지배하고 있는 연극인, 미술가, 음악인들이 문턱이 닳도록 이 집을 들락거린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르코미술관 김찬동 관장도 예외는 아니다. 또한 미술관 관장이 되고 난 이후에 더욱 많은 예술가들을 만나다 보니, 자신도 좋아하고 그들도 편안해 하는, 게다가 맛도 그만인 혜화칼국수를 즐겨 찾게 되었다.
칼국수의 맛은 국수와 국물이 좌우한다. 고명은 서비스다. 혜화칼국수의 근본은 경상도 '국시'다. 콩가루가 섞인 밀가루 반죽을 밤 새 숙성시킨 후 면을 가늘게 썬다. 국물은 사골과 양지머릿고기로 우려낸다. 그래서 해산물로 육수를 내는 칼국수에 비해 포만감이 높아지고, 무언가 제대로 식사를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국물에 숙성된 면을 넣어 끓여주니, 사실 고명이고 반찬이고 필요 없을 정도의 깊은 맛을 이미 낼 수 있는 것이다. 혜화칼국수의 또 다른 장점은 허름한 집이다. 식당이 낡은 게 무슨 자랑일까마는, 어쩐지 믿음이 가고, 새 것 보다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예술인 특유의 정서와도 들어맞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혜화칼국수에는 그저 칼국수로 배나 채우려고 왔던 사람이 왈칵 부모님 생각이 떠올라 막걸리에 수육 한 접시로 연결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임원들
우리 동네에서 제일 잘 나가는 대박 식당의 기운 받으러 다닌다
칼국수 지존 명동교자
세상에 줄 서서 기다렸다 먹는 집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명동교자처럼 거의 하루 종일 줄을 서 있는 풍경은 결코 흔치 않다. 줄을 서 있는 사람들도 한국 사람, 일본 사람, 중국 사람, 서양 사람 등등 다양하다. 이 집에 세상에 나온 것은 40년 전이었다. 1966년 수하동(SKT타워 뒷쪽)에 개업한 당시 이름은 '장수장'이었다. 그리고 명동으로 이사하면서 간판도 '명동칼국수'로 바꿨다. 그때부터 이 집의 경쟁력은 칼국수와 김치였다. 칼국수 국물도 진하고 좋지만 김치가 더 맛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치 노하우 기밀 유지를 위해 김치를 담글 때는 사장 혼자 주방에서 양념배합을 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상표 등록에 대한 개념이 모호했던 시절, 이 집의 인기가 높아지자 수많은 '명동칼국수'가 생겼고, 결국 새로운 이름으로 '명동교자'라는 간판을 달게 되었던 것이다.
명동교자의 대표 메뉴는 당연히 칼국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 집의 국물 맛은 변함이 없다. 닭을 통째로 6시간 동안 삶아서 내는 육수는 고소한 맛이 기본이며 잡내가 쏙 빠진 담백함도 일품이다. 칼국수를 육수와 함께 끓여내기 때문에 국물 없이 면만 먹어도 그 깊은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면발이 온통 육수 맛으로 꽉 채워져 있다. 닭고기 고명, 제철 야채, 완당 등 고명도 명동교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롯데백화점 임원들이 이 집을 즐겨 찾게 된 것도, 워낙 유명한 집이기도 하지만, 변함없는 맛과 오랜 세월 놓치지 않는 인기가 궁금하고 신기해서라도 한다. 그런 생각은 일반 단골들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엄마 손에 이끌려 이 집에 가보았던 소년소녀들이 이제는 중장년의 나이가 되었는데, 그들 또한 그 시절에 맛보았던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면발, 그리고 매콤하고 아삭했던 김치맛이 지금도 변치 않고 이어오는 것을 신통방통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명동교자는 명동에만 두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체의 분점을 두고있지 않다.
메뉴 :
명동칼국수 8000원 / 만두 8000원 / 비빔국수 8000원 / 냉콩국수 80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명동2가 25-2 / 명동2가 33-4
영업 시간 : 10:30~21:30
문의 : 02-776-5348 / 02-776-3424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
맛있고, 분위기 좋고, 회사와 가까워
자주 애용
빌딩 속 한옥 맛집 희원국수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은 자칭 타칭 국수 마니아다. 청년 시절에는 맛있는 국수집을 찾아 먼 곳도 마다하지 않고 원정을 다닌 적도 있지만 이제는 주로 회사 근처의 국수 맛집을 개발해서 다니는 편이다. 서소문에 있는 희원은 국수 마니아 박준현 사장이 즐겨찾는 곳이다. 원래는 한정식집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나 IMF를 겪으면서 비교적 부담 없는 메뉴로 개발한 것이 국수전골인데, 이제는 그 명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희원은 음식점 치고 독특한 외관을 갖고 있다. 겉에서 볼 때는 그냥 빌딩인데 내부 시설 대부분이 희원이다. 실내는 외관과 달리 한옥 스타일로 디자인 되어 있는데 온돌방과 홀이 널찍하게 구분되어 있다.
희원의 국수전골은 일반 면을 넣은 국수전골과, 쑥을 첨가한 면을 넣는 쑥면 국수 두 가지가 있다. 쑥의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쑥면을 즐겨 먹지만, 향기에 민감한 사람들은 일반 국수전골이 무난하다. 국수전골은 육수에 면과 버섯 등 갖은 양념이 들어가는데, 면발은 부드럽지만 국물은 칼칼한 편이다. 입맛이 지지부진 한 봄날이나 음주 다음날에 먹으면 속이 확 풀린다는 게 이 집 단골들의 평가다. 양이 많은 편이니 소식주의자들은 주문 할 때 미리 조절해 주는 게 좋다. 반찬은 그 종류가 적고 깨끗하다. 계절에 따라 변화가 있지만 보통 김치, 어묵, 파래 등이 올라온다. 국수를 다 건져 먹으면 남은 국물에 야채를 첨가, 걸쭉한 죽을 만들어 준다. 바쁜 시간에는 손님들이 스스로 전골을 끓여먹어야 하지만, 점심시간을 조금 빗겨난 시간에 찾아가면 직원들이 테이블 근처에서 조리해서 주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희원의 오리지널 메뉴로는 한정식, 점심특선, 샤브샤브, 등심, 차돌박이, 꽃갈비살, 생삼겹살 등 고기류와 국수 전골과 함께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곱창전골, 불고기전골, 모듬전 등이 있다.
메뉴 :
한정식 3만7000원, 3만1000원 / 점심특선 2만2000원 / 샤브샤브 2만2000원 / 등심 3만3000원 / 차돌박이 2만2000원 / 꽃갈비살 1만7000원 / 생삼겹살 1만원 / 항정살 1만원 / 고추장양념구이 1만원 / 쑥국수전골 1만3000원 / 국수전골 1만2000원 / 곱창전골 1만4000원 / 불고기전골 1만4000원 / 모듬전 1만20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120-13
영업 시간 : 12:00~22:00
문의 : 02-755-5105~6
대상 박성칠 사장
평소에는 구내식당, 손님이 찾아오면 신설복집
깐깐한 맛집 여기에 있었네?
신설복집
대상그룹의 모체는 1956년에 설립한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다. 이 회사의 첫 번째 상품은 '신선로표 미원'이었다. 당시 일본 조미료가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지만 한국에서만은 기를 펴지 못했다. 미원이 잘 나가자 회사 이름을 아예 '미원(주)'으로 변경, 우리나라 대표 식품 회사로 성장했고, 그때 그 미원은 지금의 청정원으로, 미원(주)는 대상그룹으로 진화했다. 기업의 정체성에 식품이 들어있기 때문일까? 대상 직원들은 어딘가 입맛이 까다롭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CEO의 단골 맛 집 취재를 하면서 대상 박성칠 사장의 단골집에 신경을 썼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의 단골집은 회사 근처에 있는 신설복집이었다. 이유는 딱 두 가지다. 맛이 뛰어나고 회사와 가깝기 때문이다. 신설동은 조선시대부터 동대문 안에서 장사를 하던 지방 장사꾼들이 파시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성문 밖으로 나와 자고 먹고 수지를 따져보던 주막거리였다. 그래서일까? 신설동과 용두동 일대는 지금도 내공 깊은 맛 집이 즐비하다.
'천 만원 이상을 선불로 내고 참복을 일년 내내 받아와요!' 신설복집 주인아주머니는 이 집 '맛의 힘'을 그렇게 한마디로 요약해 주었다. 이 집의 복은 말로만 참복이 아닌 '진짜 참복'이다. 그것도 냉동이 아닌 생물이다. 생물 참복을 일년 내내 확보하려면 시시때때로 시장에 나가는 일은 삼가야 한다. 아예 연초에 일년 치 복 값을 산지 어민에게 지불해야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고의 복만 있다고 최고의 맛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매일매일 구입하는 기타 재료들도 꼭 최고여야 한다. 신설복집에 야채 단골집은 없다. 매일 골목을 찾아오는 야채 장사 트럭 아저씨들은 식품 사입에 여간 신경 쓰고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신선도, 품질이 조금이라도 떨어진다 싶으면 단골이고 뭐고 가차없이 그날 장사는 망치기 때문이다. 그렇게 깐깐한 과정을 통해 조리된 복은 국물 맛이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고 복 또한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내고 있다.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이 정도 맛이라면 조금도 아깝지 않다는 게 이 집 단골들의 담백한 대답들이다.
메뉴 :
참복지리 1만9000원(1인분) / 참복매운탕 1만9000원 / 복불고기 5만원(2인분) / 복찜 6만원 / 복튀김 5만원 / 복수육 6만원 / 복샤브샤브 6만원(2인분) / 아구찜 2만9000원~4만9000원
주소 :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 104-12
영업 시간 : 12:00~22:00
문의 : 02-2238-3084
한세예스24홀딩스 김동녕 회장
무역맨으로 뛰면서 파스타를 좋아하게 되었다
아나운서 출신 지승현 씨의 파스타집 올라
의류 수출기업인 한세실업, 인터넷서점 예스24, 인터넷쇼핑몰 아이스타일24 등의 지주회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의 김동녕 회장은 평생 전세계를 무대로 무역 사업을 해 온 글로벌맨이다. 무역의 현장에서 뛴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치열하고 바쁜 일상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업이 성사되어 마련한 파티 이외에 편안히 앉아 천천히 성찬을 즐긴다는 것은 무역맨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캐주얼한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데, 김동녕 회장이 즐겨 먹었던 메뉴는 바로 파스타다. 세상에 파스타 없는 도시는 없다. 그것 또한 바쁜 무역맨 김회장이 파스타를 즐겨먹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지금은 지주회사 회장으로 활동하는 그가 여전히 파스타를 즐기는 것을 보면 그에게 파스타란 단순히 시간을 아껴주는 존재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의 여의도 파스타 단골집 'KBS 옆 올라3'를 찾아가 보았다.
이탈리언 레스토랑 올라는 의왕시 백운호수에서 출발, 여의도, 이태원, 반포 등 모두 여섯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기 파스타집이다. 올라3에는 런치 메뉴와 세트 메뉴, 식전 메뉴, 단품 메뉴, 그리고 디저트와 음료가 준비되어 있다. 런치 메뉴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제공되는데 식전 요리, 스프와 오징어먹물 스파게티 누들 또는 해산물모듬 토마토소스 스파게티가 나온다. 세트 메뉴는 볼로냐(딸리아뗄레 누들, 호주산 와규 꽃등심과 새우요리 등), 밀라노(파스타, 참숯불 한우 안심과 바닷가재 요리 등), 로마(거위간, 가리비, 파스타, 바닷가재 등) 등 세가지 코스가 있다. 단품 메뉴로는 해산물, 샤프란 크림, 오징어 먹물 등 세가지 리조또와 토마토소스를 기반으로 하는 토스카나 미트소스 파스타 등 다섯 종류의 파스타, 랍스타, 도미머리 요리 등 네 가지 해산물 요리, 스테이크 등을 맛볼 수 있다.
메뉴 :
올라 런치메뉴 3만4000원 / 세트메뉴 5만원, 7만2000원, 8만원 / 리조또 1만8000원 / 파스타 1만8000원 ~ 2만5000원 / 랍스타 4만9000원 / 해산물 요리 3만5000원 / 육류 요리 3만2000원, 3만8000원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7 아일랜드 파크 1층
영업 시간 : 11:00~15:00, 17:30~23:00(주말과 공휴일 쉬는 시간 없음)
문의 : 02-2090-7220
옥션 박주만 사장
고
기맛 좋고 조용해서 좋다
고깃집 같지 않은 맛있는 고깃집
강남파이낸스센터 로즈힐
강남 파이넨스센터는 테헤란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빌딩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는 공간이다. 이 곳에 사무실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믿음 지수가 쑥 올라가기도 한다. 옥션과 지마켓의 대표이사이자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인 박주만 사장은 옥션이 입주해있는 이 빌딩의 로즈힐을 즐겨 찾는다. 고기맛이 좋은 것은 물론 조용히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먹기에 적당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고깃집이 넓은 홀과 홀을 두르고 있는 간이 방으로 이루어져있어서 수많은 손님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 서빙 직원들의 인사 소리까지 모든 손님들이 공유해야 하는 것에 비해 로즈힐은 분할된 공간의 독립성이 잘 확보되어 있어서 밖의 소음에 시달리지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로즈힐은 '고깃집 같지 않은 고깃집'으로 소문이 났고, 그런 공간을 갈구해 왔던 많은 손님들이 몰리게 된 것이다. 로즈힐이 손님들의 안락한 공간에 신경을 쓴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로즈힐은 최상품 소고기, 품격있는 손님 접대, 조용한 가족 모임, 상견례 장소 등을 오픈 주제로 삼았는데, 특히 품격 있는 손님 접대나 가족 모임, 화기애애한 상견례 분위기를 보장하려면 개별 공간 확보가 필수였던 것이다.
로즈힐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고기맛이다. 대표 메뉴인 한우 구이는 한우 생갈비, 한우 알꽃등심, 한우 안창살, 한우 갈비꽃살 등 입에 넣자 마자 녹아버리는 살코기와 입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마블링, 쫄깃한 식감, 물컹한 육즙 등을 즐길 수 있는 최상급 요리다. 이 메뉴를 원하는 손님들이 많지만 보다 신선한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매일 한정 수량만 판매하고 있다. 원 없이 먹고 싶은 사람은 한우 꼬냑 꽃등심, 한우 살치살, 한우 꽃등심, 한우 생등심, 한우 양념갈비, 한방 된장 불고기 등을 선택하면 된다. 이 밖에 송이, 해산물 구이, 볶음 요리, 전, 코스 식사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메뉴 :
한우 구이 3만원 선에서 8만원 선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37
영업 시간 : 11:00~15:00, 17:00~23:00
문의 : 02-508-2090
빙그레 이건영 사장
소박한 음식이 까다로운 입맛 잡네
50년 전통의 담백 공간 유림면
빙그레 이건영 사장은 스스로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말 속에 별난 뜻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음식을 갖고 까탈을 부린다는 의미 보다는 '어설픈 기교'에 실망하곤 한다는 담담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림면 국수를 좋아한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그렇게 추측할 수 있다. 유림면은 미식가 또는 오래된 단골이 아니면 그 존재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조용한 국수집'이다. 이건영 사장은 이 집에 대해 칭찬을 너머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쓸데없는 기교를 부리지 않고, 식재료 본성을 그대로 살리며, 50년 전부터 유지하고 있는 '사소한 관습 조차 버리지 않는' 담담함 때문이리라. 유림면은 덕수궁 정문에서 서소문 방향으로 꺾어져서 조흥은행이 있는 건물을 보며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 그 끝에 있는 집이다. 메뉴는 메밀국수, 비빔메밀, 냄비국수, 비빔국수, 온메밀, 돌냄비(우동) 등 딱 여섯 가지 뿐이다. 메뉴 판 바로 아래에는 '선불입니다'라는 굵은 글자가 붙어있다. 오래 전부터 그렇게 해 온 관습을 버리지 않는 것도 일종의 담담함이다. 이 집의 담담함은 맛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집의 그 어떤 음식도 '중독성' 운운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메밀 국수에서는 메밀 냄새가 제일 많이 나고, 우동에서는 밀가루 냄새가 가장 강하다. 본성에 갖은 양념을 버무려 이것이 메밀국수인지 겨자국물 국수인지 모르게 만들지 않고, 비교적 매콤한 양념이 들어가는 비빔메밀조차 양념 보다는 메밀향을 더 존중하는 조리법을, 그것도 50년 전부터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유림면에서 가장 유명한 국수는 역시 냄비국수다. 냄비국수는 따끈하고 푸짐해야 한다. 지금은 별미로 먹지만 50년 전에는 쌀밥이 없어서 국수를 먹던 시절 아니던가. 그래서 그때 그렇게 만들었고 지금도 따끈한 국물에 굵직한 우동면, 그리고 어묵과 유부를 푸짐하게 올려준다. 이것 역시 조미간을 한 일반 우동의 알싸한 맛과는 거리가 멀다. 순한 우동 그 자체다.
메뉴 :
메밀국수 6000원 / 비빔메밀 7000원 / 냄비국수 6000원 / 비빔국수 6000원 / 온메밀 6000원 / 돌냄비 70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16번지 영업 시간 : 11:00~21:00(일요일은 19:00) 문의 : 02-755-0659 [기획 = 정진건 기자, 김지영 기자 / 글·사진 = 이영근 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74호(11.04.26일자) 기사입니다]
"순수한 음식 맛, 청결한 분위기가 좋다"
효자 불고기 3대 명가 서초동 사리원
서초동 불고기집 사리원을 제대로 즐기려면 먼저 두 가지 정도의 사실을 알아야 한다. 첫째, 사리원은 북한 황해북도의 도청소재지다. 이 지역 사람들은 모두들 허리 꼿꼿이 세우고 살 정도로 튼튼한 생활 유전자를 갖고 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은 무뚝뚝하다. 둘째, 서초동 사리원의 탄생 스토리가 있다. 처음 이 집의 문을 연 사람은 초대 주인이자 지금 사장의 할머니였다. 그녀의 남편은 당뇨병 환자였다. 당뇨병 환자는 음식에 살고 음식 때문에 죽음의 위기를 맞기도 한다. 그래서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한데, 할머니는 남편을 위해 설탕 뺀 불고기를 만들었다. 설탕 등 기존의 양념 대신 12가지의 과일로 만든 소스를 개발했다. 그렇게 만든 창조적 불고기 이름이 사리원 불고기다. 사리원 불고기를 시키면 불판이 나오고, 불판이 달궈지면 사골육수를 붓고, 숙성된 불고기 생육을 올리고, 직전에 준비된 야채가 올라온다.
얇은 고기는 순식간에 익어버리므로 얼른 야채와 함께 들어 준비된 소스에 찍어 먹는다. 소스는 12가지 과일과 야채로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사리원 불고기다. 사리원 불고기가 일반 불고기 보다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태생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요, 가격이 비교적 비싼 것은 일반 불고기가 비교적 싼 소 앞,뒷다리살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비싼 등심 부위를 이용하고, 재료비가 높은 소스 제작비 때문이다.
사리원 불고기가 손님들에게 사분사분하게 하지 못한 것은 이 집이 북한 사람들의 무뚝뚝한 성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음 속으로부터 손님을 홀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단골들은 알고 있다. 불고기를 다 먹으면 남은 육수에 전분 사리를 말아 주는데, 이 맛은 사리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냉면맛도 독특하다. 지하의 메밀 방아 기계에서 매일 새로 빻아 만든 면에 북한 냉면 특유의 심심한 육수로 담백한 영양식으로 만들어 내는데, 맵고 센 함흥식 냉면이나 남한화 된 냉면맛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도대체 이게 무슨 맛인지 모를 정도로 담담한 게 특징이다.
메뉴 :
사리원불고기 2만8000원 / 등심양념불고기 2만8000원 / 육수불고기 2만원 / 꽃등심 4만5000원 / 갈비 3만원 / 생갈비 2만8000원 / 안창살 4만2000원 / 꽃갈비살 2만5000원 주소 : 서울시 서초구 서운로 134(서초동) 영업 시간 : 11:30~22:00 문의 : 02-3474-5005
신원 박성철 회장
목포식 반찬, 깔끔하고 특별한 고향의 맛
내용이 충실해 고마운 회집 목포활어회
고향의 맛 보다 더 정감어린 음식이 있을까? 서울 지역에서 생활하는 타 지역 출신 사람들의 소박한 행복 가운데 하나가 고향의 맛을 경험하는 것이다. 목포활어회는 완도에서 올라오는 자연산 활어회와 선어회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외관은 그저 평범했다. 여느 횟집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이 집에 신원의 박성철 회장이 자주 가게 된 이유는 '확실한 고향의 맛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서 찾아가 봤다. 일단 목포활어회의 수족관에는 활어가 많지 않았다. 한꺼번에 왕창 쏟아 붓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필요한 양만큼만 가져오기 때문이다. 참돔이 1kg에 12만원으로 다른 횟집과 비슷했다. 주문을 하자 밑반찬이 나오는데, 이것이 정말로 전라도식이었다. 특히 쪽파김치와 가오리찜 한 토막이 이 집 음식이 '전라도식'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쪽파김치는 전라도가 고향인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밑반찬인데, 상추 한 장에 줄 돔 한 점과 마늘 한 쪽, 그리고 쪽파김치 한 줄을 올려서 먹어보니 그 맛이 정말 '환장'할 정도로 맛있었다. 가오리찜은 가오리를 꾸덕하게 말린 것을 쪄서 양념장을 올려 내왔는데, 잡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오히려 섭섭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큼직하게 썰어서 나온 제철 멍게는 멍게 내벽에서 흘러나온 내장의 흔적이 남아있어서, 초장을 찍어 먹는 것 보다 그냥 날름 씹어 삼키는 게 훨씬 맛있었다. 자연산 활어회는 줄돔, 다금바리, 참돔, 감성돔, 광어, 농어, 도다리, 우럭, 놀래미 등이 있고 양식 활어회는 도미, 농어, 우럭, 광어, 모듬회, 세발낙지, 새우튀김 등이 준비되어 있다. 자연산과 양식의 가격 차는 약 2만원에서 4만원 정도였다. 점심 시간에는 특선, 회정식, 초밥, 백반, 탕 등이 준비되어 있다.
메뉴 :
자연산 참돔 12만원 / 감성동 12만원 / 광어, 농어, 도다리, 우럭, 놀래미 각각 10만원 / 양식 활어 도미 9만원 / 농어, 광어, 우럭 각각 8만원 / 활어모듬회 4만원(1인분) / 세발낙지 4만원(1인분, 중국산) / 새우 튀김 3만원(베트남산)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79-1
영업 시간 : 11:30~22:30
문의 : 02-714-0059
동해바다를 만나다 고래불
사람들이 말했다. ' 동해바다 포장마차가 생겼다'고. 이 집 사장이 말했다. '왜 해산물 한식은 없냐'고. 그리고 고래불을 우리나라 동해 해산물로 만든 한정식집으로 만들어 세계인에게 알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집 사장은 영덕 사람이다.
현지 언론인이기도 한데, 언론이나 식당이나 모두 문화 사업이라는 생각에 식당도 문화적인 접근 방법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삼성전자 임원들이 고래불을 즐겨찾기 명단에 올린 것은, 우선 맛이 좋고, 식당의 메뉴가 독특하고, 코스의 구성이 창조적이며, 적절한 시기에 변화를 주는 영업 방침이 좋아서라고 한다. 참고로 고래불은 영덕 북쪽에 있는 해안의 이름이다. 고려 말 학자이자 문신이었던 이색이 어린 시절에 고래불 앞 백두대간 칠보산에 올라가 동해 앞바다에서 고래들이 뿜어내는 모습을 보며 이곳을 고래불(뻘)이라 불렀다 전해진다.
그러나 역삼동 고래불의 맛의 고향은 영덕 고래불만이 아니다. 동해 바다 전체 즉, 북쪽 속초부터 남쪽 영덕에 이르기까지 동해에서 올라오는 모든 해산물을 역삼동 고래불의 식재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메뉴는 고래고기다. 다른 메뉴들도 모두 자연산만 취급하고 있다. 고래고기는 지구에 존재하고 있는 식품 가운데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가장 많은 영양분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역삼동 고래불에 가면 고래 모듬(가슴살, 지느러미, 생고기, 수육, 육회, 너비아니)과 단품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돌문어, 과메기, 잡어회, 생꽃새우, 전복, 전복모듬물회, 참가자미세꼬시, 10년 자연산 바위굴, 홍삼, 모시조개탕, 영덕대게 등 동해안에서 잡히는 대부분의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
반찬도 동해산이다. 가자미식혜, 꽁치젖갈 해초무침, 방풍나물, 생미역은 물론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나물과 울릉도 부지깽이까지 맛 볼 수 있다. 별미로 판매하는 알도루묵구이와 백고동찜도 꼭 한번 맛봐야 할 고래불의 별미다. 점심 시간에 만날 수 있는 돌솥밥도 고래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웰빙식이다. 이 집의 돌솥밥은 매일매일 칠보산에서 길어온다는 탄산 약수로 짓는데, 탄산이 쌀에 섞이면서 색깔이 파랗게 변하는 별미이자 영양식이다.
메뉴 :
고래모듬 15만원 / 고래가슴살 7만원 / 고래지느러미 7만원 / 고래생고기 6만원 / 고래수육 7만원 / 고래 육회 4만5000원 / 고래 너비아니 4만5000원 / 코스 5만원~9만원 / 일품 요리 3만5000원~15만원 / 점심 코스 / 2만원~3만원 / 점심 단품 1만3000원~2만원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8-53
영업 시간 :
11:30~22:30
문의 : 02-556-3677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이철희 사장
"꾸밈없는 맛, 한국 전통을 격식있게 표현하는 분위기가 좋다"
강원도 순수한 맛이 그대로 강릉옛날집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이철희 사장은 본인은 물론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가끔 강릉옛날집을 찾는다. 강원도의 순수함, 강릉 음식의 담백함, 그리고 강릉옛날집이 주는 편안함이 좋아서다. 결정적 이유는 맛이다. 강릉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감자, 초당두부, 오색약수 등이 떠오른다. 1987년 한국관광공사에서 조사한 '전국향토특산물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초당동의 초당 두부와 약식, 월호평동의 버섯, 견소동의 감자부침, 경포의 전복죽과 감자전 등이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임피리얼 팰리스호텔 바로 뒤에 있는 '강릉옛날집'은 이런 강원도 토속 음식들을 재현해주는 집이다. 1987년에 문을 열었으니 이 자리에서 벌써 23년 째다. 언덕 위의 옛날 집을 개조해서 만든 이 집은 강릉 기와집을 연상시키는 외관을 하고 있다. 열린 대문으로 들어가면 마루를 중심으로 단촐한 방들이 디귿자 형태로 둘러있는데, 일반 식당과 달리 방에 들어가도 밥상도 없다. 그저 방석 뿐인 방에 주섬주섬 앉아 주문을 하면 차려진 상채로 음식이 들어온다. 손님이 오면 사랑방으로 모시고, 잠시 후 찻 상이나 밥 상을 내오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강릉옛날집의 이런 방식은 다른 음식점들에게도 영향을 줘,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 식당에서 차용하기도 했다. 강릉옛날집의 음식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정식을 시키는 게 좋다. 놋그릇에 담긴 반찬의 수가 10여 가지가 넘고, 보쌈, 전, 회, 조림, 구이 등 주요 제철 반찬들이 따라 나온다. 눈에 금새 띄는 반찬은 '감자전'. 밥은 영양돌솥밥이다. 오색약수로 지은 돌솥밥은 약수의 철분이 작용해서 밥이 노르스름하고 입맛에 따라 철분 냄새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영양밥으로 이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강릉옛날집 또는 강릉까지 달려가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독특한 메뉴다. 강릉옛날집은 이런 토속적인 맛과 강남 한 복판에서 오래된 느낌을 제공한다는 장점 때문에 특별한 가족 모임이나 외국 손님 접대하기에 최적의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다.
메뉴 :
오색약수영양돌솥밥 점심 영양솥밥 1만7000원 / 정식 2만3000원 / 정식A 3만3000원 / 저녁 정식 3만3000원~5만3000원 / 강릉초당두부구이 1만5000원 / 감자옹심이 2만원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248-4
영업 시간 :
11:30~22:00
문의 : 02-544-5196
아르코 미술관 김찬동 관장
고향 같은 편안함, 변함없는 국물맛
시원한 사골육수가 좋다 혜화칼국수
혜화칼국수가 칼국수 전문점이라고? 그렇지 않다. 주메뉴는 '국시'지만, 바싹불고기, 문어, 수육, 생선튀김, 녹두빈대떡에 소주, 막걸리, 직접 담근 복분자주, 매실주도 있다. 단촐한 메뉴지만 면면을 보면 풍류꾼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라는 사실을 금새 눈치챌 수 있다. 문화예술계의 인사들은 작품 교류나 사사로운 정리로 여럿이 모이는 것을 좋아하는 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그들은 국수, 문어, 수육 등을 좋아한다. 혜화칼국수가 혜화동 일대에서 유명한 맛 집이 된 것도 아마 수십년 동안 이 골목을 지배하고 있는 연극인, 미술가, 음악인들이 문턱이 닳도록 이 집을 들락거린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르코미술관 김찬동 관장도 예외는 아니다. 또한 미술관 관장이 되고 난 이후에 더욱 많은 예술가들을 만나다 보니, 자신도 좋아하고 그들도 편안해 하는, 게다가 맛도 그만인 혜화칼국수를 즐겨 찾게 되었다.
칼국수의 맛은 국수와 국물이 좌우한다. 고명은 서비스다. 혜화칼국수의 근본은 경상도 '국시'다. 콩가루가 섞인 밀가루 반죽을 밤 새 숙성시킨 후 면을 가늘게 썬다. 국물은 사골과 양지머릿고기로 우려낸다. 그래서 해산물로 육수를 내는 칼국수에 비해 포만감이 높아지고, 무언가 제대로 식사를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국물에 숙성된 면을 넣어 끓여주니, 사실 고명이고 반찬이고 필요 없을 정도의 깊은 맛을 이미 낼 수 있는 것이다. 혜화칼국수의 또 다른 장점은 허름한 집이다. 식당이 낡은 게 무슨 자랑일까마는, 어쩐지 믿음이 가고, 새 것 보다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예술인 특유의 정서와도 들어맞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혜화칼국수에는 그저 칼국수로 배나 채우려고 왔던 사람이 왈칵 부모님 생각이 떠올라 막걸리에 수육 한 접시로 연결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임원들
우리 동네에서 제일 잘 나가는 대박 식당의 기운 받으러 다닌다
칼국수 지존 명동교자
세상에 줄 서서 기다렸다 먹는 집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명동교자처럼 거의 하루 종일 줄을 서 있는 풍경은 결코 흔치 않다. 줄을 서 있는 사람들도 한국 사람, 일본 사람, 중국 사람, 서양 사람 등등 다양하다. 이 집에 세상에 나온 것은 40년 전이었다. 1966년 수하동(SKT타워 뒷쪽)에 개업한 당시 이름은 '장수장'이었다. 그리고 명동으로 이사하면서 간판도 '명동칼국수'로 바꿨다. 그때부터 이 집의 경쟁력은 칼국수와 김치였다. 칼국수 국물도 진하고 좋지만 김치가 더 맛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치 노하우 기밀 유지를 위해 김치를 담글 때는 사장 혼자 주방에서 양념배합을 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상표 등록에 대한 개념이 모호했던 시절, 이 집의 인기가 높아지자 수많은 '명동칼국수'가 생겼고, 결국 새로운 이름으로 '명동교자'라는 간판을 달게 되었던 것이다.
명동교자의 대표 메뉴는 당연히 칼국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 집의 국물 맛은 변함이 없다. 닭을 통째로 6시간 동안 삶아서 내는 육수는 고소한 맛이 기본이며 잡내가 쏙 빠진 담백함도 일품이다. 칼국수를 육수와 함께 끓여내기 때문에 국물 없이 면만 먹어도 그 깊은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면발이 온통 육수 맛으로 꽉 채워져 있다. 닭고기 고명, 제철 야채, 완당 등 고명도 명동교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롯데백화점 임원들이 이 집을 즐겨 찾게 된 것도, 워낙 유명한 집이기도 하지만, 변함없는 맛과 오랜 세월 놓치지 않는 인기가 궁금하고 신기해서라도 한다. 그런 생각은 일반 단골들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엄마 손에 이끌려 이 집에 가보았던 소년소녀들이 이제는 중장년의 나이가 되었는데, 그들 또한 그 시절에 맛보았던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면발, 그리고 매콤하고 아삭했던 김치맛이 지금도 변치 않고 이어오는 것을 신통방통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명동교자는 명동에만 두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체의 분점을 두고있지 않다.
메뉴 :
명동칼국수 8000원 / 만두 8000원 / 비빔국수 8000원 / 냉콩국수 80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명동2가 25-2 / 명동2가 33-4
영업 시간 : 10:30~21:30
문의 : 02-776-5348 / 02-776-3424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
맛있고, 분위기 좋고, 회사와 가까워
자주 애용
빌딩 속 한옥 맛집 희원국수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은 자칭 타칭 국수 마니아다. 청년 시절에는 맛있는 국수집을 찾아 먼 곳도 마다하지 않고 원정을 다닌 적도 있지만 이제는 주로 회사 근처의 국수 맛집을 개발해서 다니는 편이다. 서소문에 있는 희원은 국수 마니아 박준현 사장이 즐겨찾는 곳이다. 원래는 한정식집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나 IMF를 겪으면서 비교적 부담 없는 메뉴로 개발한 것이 국수전골인데, 이제는 그 명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희원은 음식점 치고 독특한 외관을 갖고 있다. 겉에서 볼 때는 그냥 빌딩인데 내부 시설 대부분이 희원이다. 실내는 외관과 달리 한옥 스타일로 디자인 되어 있는데 온돌방과 홀이 널찍하게 구분되어 있다.
희원의 국수전골은 일반 면을 넣은 국수전골과, 쑥을 첨가한 면을 넣는 쑥면 국수 두 가지가 있다. 쑥의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쑥면을 즐겨 먹지만, 향기에 민감한 사람들은 일반 국수전골이 무난하다. 국수전골은 육수에 면과 버섯 등 갖은 양념이 들어가는데, 면발은 부드럽지만 국물은 칼칼한 편이다. 입맛이 지지부진 한 봄날이나 음주 다음날에 먹으면 속이 확 풀린다는 게 이 집 단골들의 평가다. 양이 많은 편이니 소식주의자들은 주문 할 때 미리 조절해 주는 게 좋다. 반찬은 그 종류가 적고 깨끗하다. 계절에 따라 변화가 있지만 보통 김치, 어묵, 파래 등이 올라온다. 국수를 다 건져 먹으면 남은 국물에 야채를 첨가, 걸쭉한 죽을 만들어 준다. 바쁜 시간에는 손님들이 스스로 전골을 끓여먹어야 하지만, 점심시간을 조금 빗겨난 시간에 찾아가면 직원들이 테이블 근처에서 조리해서 주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희원의 오리지널 메뉴로는 한정식, 점심특선, 샤브샤브, 등심, 차돌박이, 꽃갈비살, 생삼겹살 등 고기류와 국수 전골과 함께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곱창전골, 불고기전골, 모듬전 등이 있다.
메뉴 :
한정식 3만7000원, 3만1000원 / 점심특선 2만2000원 / 샤브샤브 2만2000원 / 등심 3만3000원 / 차돌박이 2만2000원 / 꽃갈비살 1만7000원 / 생삼겹살 1만원 / 항정살 1만원 / 고추장양념구이 1만원 / 쑥국수전골 1만3000원 / 국수전골 1만2000원 / 곱창전골 1만4000원 / 불고기전골 1만4000원 / 모듬전 1만20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120-13
영업 시간 : 12:00~22:00
문의 : 02-755-5105~6
대상 박성칠 사장
평소에는 구내식당, 손님이 찾아오면 신설복집
깐깐한 맛집 여기에 있었네?
신설복집
대상그룹의 모체는 1956년에 설립한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다. 이 회사의 첫 번째 상품은 '신선로표 미원'이었다. 당시 일본 조미료가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지만 한국에서만은 기를 펴지 못했다. 미원이 잘 나가자 회사 이름을 아예 '미원(주)'으로 변경, 우리나라 대표 식품 회사로 성장했고, 그때 그 미원은 지금의 청정원으로, 미원(주)는 대상그룹으로 진화했다. 기업의 정체성에 식품이 들어있기 때문일까? 대상 직원들은 어딘가 입맛이 까다롭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CEO의 단골 맛 집 취재를 하면서 대상 박성칠 사장의 단골집에 신경을 썼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의 단골집은 회사 근처에 있는 신설복집이었다. 이유는 딱 두 가지다. 맛이 뛰어나고 회사와 가깝기 때문이다. 신설동은 조선시대부터 동대문 안에서 장사를 하던 지방 장사꾼들이 파시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성문 밖으로 나와 자고 먹고 수지를 따져보던 주막거리였다. 그래서일까? 신설동과 용두동 일대는 지금도 내공 깊은 맛 집이 즐비하다.
'천 만원 이상을 선불로 내고 참복을 일년 내내 받아와요!' 신설복집 주인아주머니는 이 집 '맛의 힘'을 그렇게 한마디로 요약해 주었다. 이 집의 복은 말로만 참복이 아닌 '진짜 참복'이다. 그것도 냉동이 아닌 생물이다. 생물 참복을 일년 내내 확보하려면 시시때때로 시장에 나가는 일은 삼가야 한다. 아예 연초에 일년 치 복 값을 산지 어민에게 지불해야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고의 복만 있다고 최고의 맛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매일매일 구입하는 기타 재료들도 꼭 최고여야 한다. 신설복집에 야채 단골집은 없다. 매일 골목을 찾아오는 야채 장사 트럭 아저씨들은 식품 사입에 여간 신경 쓰고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신선도, 품질이 조금이라도 떨어진다 싶으면 단골이고 뭐고 가차없이 그날 장사는 망치기 때문이다. 그렇게 깐깐한 과정을 통해 조리된 복은 국물 맛이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고 복 또한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내고 있다.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이 정도 맛이라면 조금도 아깝지 않다는 게 이 집 단골들의 담백한 대답들이다.
메뉴 :
참복지리 1만9000원(1인분) / 참복매운탕 1만9000원 / 복불고기 5만원(2인분) / 복찜 6만원 / 복튀김 5만원 / 복수육 6만원 / 복샤브샤브 6만원(2인분) / 아구찜 2만9000원~4만9000원
주소 :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 104-12
영업 시간 : 12:00~22:00
문의 : 02-2238-3084
한세예스24홀딩스 김동녕 회장
무역맨으로 뛰면서 파스타를 좋아하게 되었다
아나운서 출신 지승현 씨의 파스타집 올라
의류 수출기업인 한세실업, 인터넷서점 예스24, 인터넷쇼핑몰 아이스타일24 등의 지주회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의 김동녕 회장은 평생 전세계를 무대로 무역 사업을 해 온 글로벌맨이다. 무역의 현장에서 뛴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치열하고 바쁜 일상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업이 성사되어 마련한 파티 이외에 편안히 앉아 천천히 성찬을 즐긴다는 것은 무역맨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캐주얼한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데, 김동녕 회장이 즐겨 먹었던 메뉴는 바로 파스타다. 세상에 파스타 없는 도시는 없다. 그것 또한 바쁜 무역맨 김회장이 파스타를 즐겨먹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지금은 지주회사 회장으로 활동하는 그가 여전히 파스타를 즐기는 것을 보면 그에게 파스타란 단순히 시간을 아껴주는 존재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의 여의도 파스타 단골집 'KBS 옆 올라3'를 찾아가 보았다.
이탈리언 레스토랑 올라는 의왕시 백운호수에서 출발, 여의도, 이태원, 반포 등 모두 여섯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기 파스타집이다. 올라3에는 런치 메뉴와 세트 메뉴, 식전 메뉴, 단품 메뉴, 그리고 디저트와 음료가 준비되어 있다. 런치 메뉴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제공되는데 식전 요리, 스프와 오징어먹물 스파게티 누들 또는 해산물모듬 토마토소스 스파게티가 나온다. 세트 메뉴는 볼로냐(딸리아뗄레 누들, 호주산 와규 꽃등심과 새우요리 등), 밀라노(파스타, 참숯불 한우 안심과 바닷가재 요리 등), 로마(거위간, 가리비, 파스타, 바닷가재 등) 등 세가지 코스가 있다. 단품 메뉴로는 해산물, 샤프란 크림, 오징어 먹물 등 세가지 리조또와 토마토소스를 기반으로 하는 토스카나 미트소스 파스타 등 다섯 종류의 파스타, 랍스타, 도미머리 요리 등 네 가지 해산물 요리, 스테이크 등을 맛볼 수 있다.
메뉴 :
올라 런치메뉴 3만4000원 / 세트메뉴 5만원, 7만2000원, 8만원 / 리조또 1만8000원 / 파스타 1만8000원 ~ 2만5000원 / 랍스타 4만9000원 / 해산물 요리 3만5000원 / 육류 요리 3만2000원, 3만8000원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7 아일랜드 파크 1층
영업 시간 : 11:00~15:00, 17:30~23:00(주말과 공휴일 쉬는 시간 없음)
문의 : 02-2090-7220
옥션 박주만 사장
고
기맛 좋고 조용해서 좋다
고깃집 같지 않은 맛있는 고깃집
강남파이낸스센터 로즈힐
강남 파이넨스센터는 테헤란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빌딩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는 공간이다. 이 곳에 사무실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믿음 지수가 쑥 올라가기도 한다. 옥션과 지마켓의 대표이사이자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인 박주만 사장은 옥션이 입주해있는 이 빌딩의 로즈힐을 즐겨 찾는다. 고기맛이 좋은 것은 물론 조용히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먹기에 적당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고깃집이 넓은 홀과 홀을 두르고 있는 간이 방으로 이루어져있어서 수많은 손님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 서빙 직원들의 인사 소리까지 모든 손님들이 공유해야 하는 것에 비해 로즈힐은 분할된 공간의 독립성이 잘 확보되어 있어서 밖의 소음에 시달리지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로즈힐은 '고깃집 같지 않은 고깃집'으로 소문이 났고, 그런 공간을 갈구해 왔던 많은 손님들이 몰리게 된 것이다. 로즈힐이 손님들의 안락한 공간에 신경을 쓴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로즈힐은 최상품 소고기, 품격있는 손님 접대, 조용한 가족 모임, 상견례 장소 등을 오픈 주제로 삼았는데, 특히 품격 있는 손님 접대나 가족 모임, 화기애애한 상견례 분위기를 보장하려면 개별 공간 확보가 필수였던 것이다.
로즈힐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고기맛이다. 대표 메뉴인 한우 구이는 한우 생갈비, 한우 알꽃등심, 한우 안창살, 한우 갈비꽃살 등 입에 넣자 마자 녹아버리는 살코기와 입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마블링, 쫄깃한 식감, 물컹한 육즙 등을 즐길 수 있는 최상급 요리다. 이 메뉴를 원하는 손님들이 많지만 보다 신선한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매일 한정 수량만 판매하고 있다. 원 없이 먹고 싶은 사람은 한우 꼬냑 꽃등심, 한우 살치살, 한우 꽃등심, 한우 생등심, 한우 양념갈비, 한방 된장 불고기 등을 선택하면 된다. 이 밖에 송이, 해산물 구이, 볶음 요리, 전, 코스 식사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메뉴 :
한우 구이 3만원 선에서 8만원 선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37
영업 시간 : 11:00~15:00, 17:00~23:00
문의 : 02-508-2090
빙그레 이건영 사장
소박한 음식이 까다로운 입맛 잡네
50년 전통의 담백 공간 유림면
빙그레 이건영 사장은 스스로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말 속에 별난 뜻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음식을 갖고 까탈을 부린다는 의미 보다는 '어설픈 기교'에 실망하곤 한다는 담담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림면 국수를 좋아한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그렇게 추측할 수 있다. 유림면은 미식가 또는 오래된 단골이 아니면 그 존재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조용한 국수집'이다. 이건영 사장은 이 집에 대해 칭찬을 너머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쓸데없는 기교를 부리지 않고, 식재료 본성을 그대로 살리며, 50년 전부터 유지하고 있는 '사소한 관습 조차 버리지 않는' 담담함 때문이리라. 유림면은 덕수궁 정문에서 서소문 방향으로 꺾어져서 조흥은행이 있는 건물을 보며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 그 끝에 있는 집이다. 메뉴는 메밀국수, 비빔메밀, 냄비국수, 비빔국수, 온메밀, 돌냄비(우동) 등 딱 여섯 가지 뿐이다. 메뉴 판 바로 아래에는 '선불입니다'라는 굵은 글자가 붙어있다. 오래 전부터 그렇게 해 온 관습을 버리지 않는 것도 일종의 담담함이다. 이 집의 담담함은 맛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집의 그 어떤 음식도 '중독성' 운운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메밀 국수에서는 메밀 냄새가 제일 많이 나고, 우동에서는 밀가루 냄새가 가장 강하다. 본성에 갖은 양념을 버무려 이것이 메밀국수인지 겨자국물 국수인지 모르게 만들지 않고, 비교적 매콤한 양념이 들어가는 비빔메밀조차 양념 보다는 메밀향을 더 존중하는 조리법을, 그것도 50년 전부터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유림면에서 가장 유명한 국수는 역시 냄비국수다. 냄비국수는 따끈하고 푸짐해야 한다. 지금은 별미로 먹지만 50년 전에는 쌀밥이 없어서 국수를 먹던 시절 아니던가. 그래서 그때 그렇게 만들었고 지금도 따끈한 국물에 굵직한 우동면, 그리고 어묵과 유부를 푸짐하게 올려준다. 이것 역시 조미간을 한 일반 우동의 알싸한 맛과는 거리가 멀다. 순한 우동 그 자체다.
메뉴 :
메밀국수 6000원 / 비빔메밀 7000원 / 냄비국수 6000원 / 비빔국수 6000원 / 온메밀 6000원 / 돌냄비 70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16번지 영업 시간 : 11:00~21:00(일요일은 19:00) 문의 : 02-755-0659 [기획 = 정진건 기자, 김지영 기자 / 글·사진 = 이영근 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74호(11.04.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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