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건축

아파트 팔고 단독주택 신축…"공사비·관리비 생각보다 덜 드네요"

마른땅 2011. 6. 20. 14:37

규제 풀리고
택지지구내 단독주택…층수·가구수 제한 완화
시공·관리 부담 줄어
시공방법 다양해져…비용에 맞춰 선택 가능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동완 씨(45)는 지난달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 231㎡ 넓이의 단독주택 부지를 매입했다. 연면적 198㎡의 2층짜리 단독주택을 짓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신 3년간 살아온 잠실의 전용 84㎡ 아파트는 팔 작정이다.

김씨는 "단독주택에 살고 싶었지만 그동안 수도권에서 단독주택을 짓는 비용이 너무 부담스러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며 "최근 저렴한 공사비를 제시하는 시공업체들이 늘고 있는 데다 편의시설이 갖춰진 단독주택지를 분양 받으면 아이들의 교육 걱정도 덜 수 있어 이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요즘 30~40대를 중심으로 단독주택 신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한 필지에 두 가구가 사는 듀플렉스 하우스,일명 '땅콩집'이 유명세를 타면서 저렴한 가격에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정부가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거주는 물론 수익 창출 여건이 조성된 점도 단독주택 건립 붐의 요인으로 꼽힌다.

◆단독주택 지어 돈 벌어볼까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의 층수 제한을 완화하고 가구수 제한을 폐지하는 등 규제가 완화돼 단독주택 신축으로도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5 · 1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택지개발지구 내 블록형 단독주택은 종전 2층에서 3층으로,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3층에서 4층으로 층수 제한이 완화됐다. 블록형 단독주택지의 경우 용적률도 100% 이하에서 150% 이하로 높아졌다. 1필지당 1가구로 규정돼 있던 블록형 단독주택지와 1필지당 3~5가구로 정해져 있던 점포 겸용 단독주택지의 가구수 제한도 사라지게 됐다.

화성 동탄신도시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의 경우 택지지구 지구단위계획에서는 3가구로 제한돼 있어 1층을 점포,3층을 자가(自家)로 쓰고 2층만 임대로 놓을 수 있었지만 5 · 1대책으로 가구수 제한이 없어지면서 한 층을 더 올려 임대로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게 되면서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 용지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월별 단독주택 용지 판매량은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했다. 5 · 1대책이 발표된 5월 이후 판매량은 17만2000㎡로 전월 8만1000㎡보다 5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시공비와 관리비


단독주택 신축 시 단점으로 지적되는 비싼 시공비와 입주 후 관리비 부담이 줄어든 것도 단독주택 인기가 높아지게 된 배경이다.

기존 단독주택은 고급으로 지어져 한 채에 20억~3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4억~5억원대의 실수요자 중심 단독주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땅값에 따라 총 투자비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저렴하게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씨 사례를 봐도 잠실의 전용 84㎡ 아파트를 판 가격과 판교에 지을 전용 198㎡ 단독주택의 총 투자비용이 비슷한 규모다. 토지비 6억6500만원,건축 및 설계비 2억6000만원에 세금과 부대비용을 합쳐 판교 단독주택에 투자되는 총 비용은 9억8595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잠실 전용 84㎡아파트값 9억7000만원과 약 1000여만원 정도 차이가 날 뿐이다.

단독주택 시공회사인 SK D & D 관계자는 "판교의 경우 땅값이 비싸 10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지만 수도권 외곽 택지지구에 지으면 투자비용은 훨씬 저렴해진다"며 "시공방법도 다양해 비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절감형 건축자재도 잇따라 개발돼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의 관리비로 단독주택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기업으로는 단독주택 시장에 처음 뛰어든 SK D & D의 경우 고성능 단열재와 고효율 창호,재활용이 가능한 자재 등을 사용해 일반 주택에 비해 열효율을 50% 높인 주택을 선보이고 있다.

◆투자에서 거주로 인식변화


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이 '투자' 중심에서 '거주' 위주로 변화한 것도 단독주택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단독주택에 비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높아 투자가치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장 위축 등으로 거래가 극히 부진하다. 다시 말해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떨어지면서 '사는(buy) 집'에서 '사는(live) 집'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난 셈이다.

이현욱 광장건축 소장은 "집을 재테크 수단으로만 보던 수요자들이 이제 '거주'에 초점을 맞추면서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와 달리 편의시설과 교육환경이 괜찮은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은 투자가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유선 한경닷컴 기자 yury@hankyung.com
▶ 서울 집값 11주째 하락…분당·일산 관망세

▶ [한경매물마당] 수원 영통역 사거리 클리닉센터 상가 4억원 등 20건

▶ [분양현장 포커스] 송파 푸르지오 시티, 3.3㎡당 평균 1170만원…소형평형 분양가 2억 미만

▶ [분양현장 포커스] 한강밤섬자이, 중대형 46가구 일반분양 전환…로열층 당첨 가능

▶ [주간펀드 시황] 국내 주식형 2주째 마이너스…현대그룹주 펀드 등 선방

< 성공을 부르는 습관 >
ⓒ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