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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건은 두 번이나 경매가 취소되었으니 법원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2004년부터 경매를 진행하였는데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또 경매절차가 중단되고 말았으니 경매법원의 권위가 실추되어버린 것이다. 다음 경매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경매절차를 완료시켜야 할 것이다.
채무자에게 송달, 재송달을 하였지만 수취인 불명으로 송달이 되지 않았다. 법원과 채권자는 수취인 불명으로 송달되지 않으니 발송송달이 아닌 공시송달로 처리하였다. 이번에는 송달상의 하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 감정가격으로 경매절차를 빨리 진행하였다. 1차는 예상대로 유찰되었고, 필자의 고객은 2차 입찰에서 종전 낙찰가격과 똑같은 가격으로 단독낙찰을 받았다.
일주일의 이의신청 또 다른 일주일의 항고신청 기간이 지나자 낙찰대금일자가 정해졌다. 낙찰대금을 빨리 지급하고, 일사천리로 취득세 및 등록세를 납부하고 등기는 법무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신청하였다. 이 물건은 오래 동안 지체되었기 때문에 경매규정이 허용하는 한 배당시기를 빨리 잡아 달라고 하였다. 임차인들이 10년간 임대보증금을 찾지 못해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있었다.
경매는 명도가 중요하다. 낙찰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낙찰 받은 후의 사후처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물건은 소액 임차인이 5명 있었다. 4명은 낙찰인의 명도합의서가 있어야 소액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다. 배당을 받을 때 임차인은 낙찰자의 명도합의서와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어야 한다. 임차인이 이사를 가지 않으면 낙찰자는 명도 합의서와 인감증명서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낙찰자가 갑의 행세를 할 수 있다.
선순위임차인이 한명 있었다. 대항력이 있고, 본 경매 이전에 임대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경매신청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에는 경매개시결정 정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되지 않아 새마을 금고는 경매가 각하되었고, 이 임차인은 경매를 취하를 해주었다.
이 임차인은 임차권 등기를 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였다. 임차권등기란 주택 또는 상가건물의 임대차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에 대해서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지속하고 보호하기 위해 임차권 등기명령에 의해 경료되는 등기를 말한다.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으로 임차권등기가 완료되면 임차인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한다.
또한 임차권등기 이전에 임차인이 이미 대항력 또는 우선변제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대항력 또는 우선변제권은 그대로 유지되며, 임차권등기 이후에는 대항요건을 상실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 또는 우선변제권을 상실하지 않는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차건물소재지 관할법원에 신청한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신청의 취지 및 이유, 임대차의 목적인 건물, 임차권등기의 원인이 된 사실, 그 밖에 일정한 경우 도면 또는 우선변제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기재해야 한다. 임차권 등기명령의 신청 및 임차권등기와 관련된 비용에 대하여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
이 물건은 임차권 등기명령에 의한 임차권 등기가 되어 있어 임차인이 별도의 배당요구를 신청하지 않아도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이다. 임차인은 이 물건의 처리를 위해 법무사에게 모든 일을 맡겨 두었다. 법무사는 선순위 임차권의 대항력으로 법원에 배당요구를 하지 않고 낙찰자에게 임대보증금을 돌려받겠다고 하였다.
낙찰자는 소액보증금 최우선 변제로 인해 이 보증금은 당연 배당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 대금을 인수할 의향이 전혀 없었다. 그렇지만 법무사는 임차권에 대해 권리신고만 하고, 배당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의 배당을 거절하는 것이다. 법원이 결정한 사항을 임차인이 배당을 받지 않겠다고 하니 판사가 당황했다.
임차권등기 명령에 의하여 임차권등기를 한 임차인은 민사집행법 제148조에 제4호에 정한 채권자에 준하여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에 속한다. 이 임차인도 이것에 해당하기 때문에 당연 배당을 받을 수 있어 소액보증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금으로 받고, 받지 못하는 나머지 차액은 낙찰자에게 받으면 임차인은 아무런 손해가 나지 않는다. 판사는 낙찰자에게 “임차인이 배당받지 못하는 나머지 보증금을 돌려 주시겠어요? ”라고 물었다. 낙찰인은 “예”라고 대답하였다.
그런데도 법무사는 이 사건에 대해 배당요구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들은 법원이 배당 결정한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한다. 이 돈을 받으면 근저당권자인 새마을 금고가 자신에게 부당이득 반환신청을 하게 되면 되돌려 줘야 한다고 우기는 것이다.
임차인이 이의 신청을 하였다. 판사가 임차인에게 이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하여도 법적인 사항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지, 함께 온 법무사 사무장이 “배당금을 받으면 부당이득금법에 해당되어 새마을 금고에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하자, 판사가 “당신은 뭐냐”고 자격을 물었다. 대리인이라고 하니까 본인이 있는데, 무슨 대리인이 필요하냐며 더 이상을 이 사건에 대해 말을 못하게 하였다.
새마을금고 직원은 “임차인이 배당금을 받게 되면 근저당권자인 새마을금고가 임차인에게 배당된 금액만큼 배당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임차인에게 배당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흥분한 직원은 언성을 높여 판사에게 대드는 식으로 얘기했다. 판사는 그에게 “법정의 권위를 무시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 판사에 대해 예의를 갖추어 달라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법원의 권위를 지켜달라”는 충고를 하였다.
금고 직원은 이의신청 재판을 하겠다고 하여 이의신청기간 일주일을 더 기다렸지만 그는 이의신청기간 내에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았다. 배당이 끝난 것에 대해 최우선 변제금에서 제외된 나머지 금액을 공탁하고 인도명령을 신청하여 명도를 받을 수 있지만 합의 처리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임차인을 설득하려고 몇 번을 전화했다.
임차인은 고의로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법무사 사무장에게 “사건 처리방식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판례가 있는 것을 뒤집으려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판사가 결정한 것을 법무사가 반발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저의가 뭔지 모르겠다. 무슨 특별한 일이 있느냐”고 전화를 하니까 그녀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에 대한 법원 민사집행 실무의 사례를 보내주며, 그것을 한번 검토해 보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그녀도 기가 많이 꺾여 있었다. 그녀가 보내준 사례로는 필자가 제시한 판례를 뒤집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이 사건 판례의 요지는 임차권 등기 명령에 의하여 임차권등기를 한 임차인은 우선 변제권을 가지며, 위 임차권등기는 임차인으로 하여금 기왕의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 주는 담보적 기능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위 임차권 등기가 첫 경매개시결정 등기 전에 등기된 경우, 배당받을 채권자의 범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의 “저당권·전세권, 그 밖의 우선변제청구권으로서 첫 경매개시결정 등기 전에 등기되었고 매각으로 소멸하는 것을 가진 채권자”에 준하여, 그 임차인은 별도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배당받을 채권자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은 자신에게 이익이 될 때에 만족한다. 인수하지 않아도 될 금액을 인수하게 한다면 아무리 성실하고 신뢰가 가는 컨설턴트일지라도 고객은 두 번 다시 그에게 사건을 의뢰하지 않을 것이다. 신뢰와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고객은 계속 사건을 의뢰할 것이고, 주변사람에게 입소문을 내어 고객을 모시고 올 것이다.
이 물건은 금전적인 큰 수익은 얻지 못했지만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고객의 신뢰를 확실히 얻을 수 있은 것 같아 보람이 있었다. 이런 경험을 계속 쌓게 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한 술 밥에 배부르지 않듯이 우보천리라는 말처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가다보면 의외의 좋은 일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