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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프랜차이즈 엑소더스] 본촌치킨 매장 국내 1개·해외 135개… "규제심한 한국선 확장못해""출점 제한에 세금까지 옥좨… 성장 한계"

마른땅 2014. 3. 28. 01:47

토종 프랜차이즈 엑소더스] 본촌치킨 매장 국내 1개·해외 135개… "규제심한 한국선 확장못해"

"출점 제한에 세금까지 옥좨… 성장 한계"
시장포화에 한류열풍 겹쳐 속속 해외진출
요거베리·꽁돈 등 이미 중동·중국서 대박

입력시간 : 2014.03.26 17: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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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2년 5월에 오픈한 본촌치킨 싱가포르 부기스 1호점이 현지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본촌치킨 부기스점은 한국식 치킨을 비롯해 비빔밥·떡볶이·잡채·파전 등 한식을 주 메뉴로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본촌치킨
이달 초 워싱턴포스트(WP)지는 '워싱턴에 살면서 꼭 가봐야 할 음식점 40곳'에 본촌치킨 등 한식당 2곳을 선정했다. 본촌치킨의 인기 요인이 튀김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러운 것이라고 극찬한 WP는 "한 여성이 '막내를 임신했을 때 앉은 자리에서 본촌치킨 몇 박스를 먹었다'고 할 정도"라고 본촌의 인기를 전했다.

본촌치킨은 WP에도 등장할 정도로 해외시장에서는 잘나가는 치킨·한식 브랜드이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지난해 7월에 오픈한 1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인지도는 거의 없는 편이다. 지난 2005년 미국 뉴욕 플러싱에 해외 매장 1호점을 연 후 지금껏 미국 29개, 필리핀 80개, 인도네시아 16개 등 해외 매장만 135개다. 얼마 전에는 아랍권 국가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바레인에 출점하기로 계약을 맺는 등 올해 70여개 매장의 추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서진덕 본촌인터내셔날 대표는 "만약 규제와 과당경쟁이 심각한 한국에서만 있었다면 지금처럼 사업을 확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막히고 또 막히고…첩첩산중 규제=프랜차이즈 업계를 옥죄는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지난해 500m 출점 거리 제한에 이어 가맹본부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활용되던 본사의 가맹점 매출자료 전산 시스템인 '포스데이터'의 악용이 대표적이다. 국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본사의 원재료와 매출·직원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포스데이터를 바탕으로 세금추징에 나서면서 최근까지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맹점주들 사이에는 사업을 접으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A프랜차이즈 대표는 "세무당국의 포스데이터 악용이 사실상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겠느냐"며 "가맹점보다 자영업이 낫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예비창업자들의 심리적 위축이 극심하다"고 꼬집었다.

2월부터 시행된 신가맹사업법 역시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새 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가맹본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해당 지역에 동일 브랜드의 신규 점포를 개설할 수 없으며 리뉴얼 비용을 본사가 최대 40% 부담하고 예비창업자와 가맹계약을 체결할 때 예상매출액을 서면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아울러 중소기업 범위제도 개편 방안에 따라 오는 2015년이면 프랜차이즈 업종이 3년 평균 매출액 400억원 적용을 받게 돼 매출이 그 이상일 경우 매출 5조원의 대기업과 동일시돼 각종 세제지원 혜택이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B업체 대표는 "세제혜택이 막히면서 내수시장에서 사업 확장 메리트가 남아 있지 않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는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이 탄생할 수 없어 차라리 밖에서 기회를 찾는 편이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진출 선봉 기업들 눈길=글로벌 무대로 나가 국내 규제에서 자유로운 토종 강소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해외시장에 대해 블루오션이라고 입을 모은다.

2000년대 중반 일찌감치 글로벌 공략에 나선 프로즌 요거트 브랜드 '요거베리'는 국내 점포가 아예 없다. 자본유입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이 커진 선진국과 달리 국내는 대기업 진출이 제한돼 프랜차이즈 산업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 사업에 대한 미련을 접고 아예 처음부터 해외에 집중한 것이다. 김진석 후스타일 대표는 "국내에서 몸집을 키우면 결국 규제에 막혀 성장의 한계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선진국이나 거점 국가에서 히트를 치면 입소문을 타고 쉽게 뻗어나갈 수 있으므로 차라리 해외시장이 기회가 많은 셈"이라고 말했다.

삼겹살 외식 브랜드 '꽁돈' 역시 해외에서 더 잘나간다. 국내에서는 서울 명동, 홍익대 등 외국인들이 많은 지역에 매장을 두고 있지만 이는 모두 해외 진출을 위해 노하우를 축적하는 안테나숍 개념일 뿐이다. 상반기에만 미국·베트남·태국·필리핀 등 올해 10개 매장 오픈이 예정돼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해외 진출의 꿈을 편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피자 브랜드 뽕뜨락은 1월 중국 지린성에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1호점을 내고 올해 다롄·선전에 2·3호점을 연이어 오픈할 예정이다. KBS 드라마 '왕가네식구들'에 간접광고(PPL)를 했는데 지난해 10월 중국 현지에서 방송을 본 현지인이 뽕뜨락을 들여오고 싶다고 연락을 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해외시장을 노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선봉 기업들이 주목 받으며 강소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해외 진출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는 "국내에서는 치킨·피자 등의 품목마다 많은 업체가 난립해 있고 가맹점이 예전같지 않게 인기가 시들해 점포확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해외박람회 참가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