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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지어 `거주 + 월세` 두마리 토끼 잡는다 매일경제 | 입력 2011.07.08 17:13

마른땅 2011. 7. 9. 19:36

원룸지어 `거주 + 월세` 두마리 토끼 잡는다 매일경제 | 입력 2011.07.08 17:13

# 1. 건설사 퇴직 임원 김 모씨(54)는 지난해 서울 잠실동 전용면적 85㎡ 아파트를 팔았다. 매각대금으로 받은 10억원과 퇴직금 2억원, 대출금 6억원을 합친 18억원으로 동대문구 휘경동에 원룸을 지어 지난달 입주했다. 김씨는 5층 건물 중 최상층에 거주하면서 1~4층 원룸 22실을 임대해 이자비용을 제외하고도 매달 고정수익 690만원을 손에 쥐고 있다.

↑ 서울 중랑구 묵동에 단독주택을 헐고 지은 5층 원룸 건물. 총 24실에 월수입은 1000만여 원이다. [사진 제공=수목건축]

# 2. 전직 통신사 부장 조 모씨(55)는 지난달 중랑구 묵동에 있는 단독주택을 헐고, 본인이 사는 집이 포함된 원룸을 지었다. 건축비는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원룸 임대 사업으로 조씨가 최종적으로 얻는 월수입은 580만원이다.

원룸 사업으로 제2 인생을 설계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늘고 있다.
가족이 살 집은 꼭대기층에 조성하고, 나머지 층은 모두 임대용으로 활용하면 매달 고정수입이 생긴다.

자본금은 기존 자산을 활용해 마련한다. 살던 단독주택을 없앤 자리에 건물을 짓는 사례도 있고, 기존 아파트를 판 돈으로 원룸 지을 땅을 사는 사례도 많다. 건축비 등이 모자라면 대출을 받고 매달 발생하는 금융비용은 월세 수익 가운데 일부분으로 충당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수도권에서 원룸 임대사업을 할 수 있는 지역은 자산 규모에 따라 강북 도심권과 강북 동북권, 강남권, 서울 근교 등 크게 네 군데로 나뉜다.

강북 도심권(종로ㆍ신촌ㆍ마포 등)에서 원룸 건물을 지을 때 필요한 실투자금은 11억~14억여 원이다. 보통 원룸 건물 용지 규모는 231㎡(70평) 이상이며, 강북 도심권 땅값은 3.3㎡당 1500만~2000만원 수준이다. 건축비 6억~8억원은 대출로 조달할 수 있다. 대출은 땅값 66%까지 받을 수 있다. 24실이 들어가는 5층 건물에서 발생하는 연간 예상 수익률은 6~8%다. 자가가 포함되거나 공실이 생길 때는 수익률이 각각 1%포인트가량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

강북 동북권(강북ㆍ성북ㆍ동대문ㆍ노원ㆍ중랑) 필요자금은 10억~11억여 원이다. 3.3㎡당 땅값이 1300만~1500만여 원이어서 231㎡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9억~11억원이다. 그러나 땅값이 저렴하면 대출을 받는 데 한도가 있어 건축비를 마련할 때 추가 예산이 든다. 연간 예상 수익률은 6~7%다.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에서 임대사업을 할 때 필요한 자본금은 2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3.3㎡당 용지값이 2500만~3000만여 원이다. 초기 투자금이 높아 연간 수익률은 4~5%로 다소 낮아진다.

서울 근교(경기 수원ㆍ파주)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9억~10억원이 필요하다. 3.3㎡당 땅값은 600만~800만원이어서 필요한 전체 땅값은 4억~6억원 수준이다. 예상 수익률은 7~8%다. 특히 서울 근교는 서울 지역보다 공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분당과 일산 등 신도시는 지구 단위 계획 등에 의해 층수나 가구 수 제한을 받는 곳이 많아 사업성이 약해 관심이 덜한 지역이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 사이에서 최근 원룸 사업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서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사전 점검을 충분히 해야 실패를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입지라고 강조한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지하철 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 이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걸어서 10분 이상 되면 수요자가 확연히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일반인이 가장 놓치기 쉬운 사항은 이웃 주민 민원 여부다.
가령 앞 건물 내부 공간이 보일 정도로 이격 거리가 좁은 땅이라면 시공 과정에서 민원이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 뒤늦게 건물 설계를 바꾸어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수요자 조사도 필수 사항이다. 예컨대 용지가 대학 주변이라고 학생 수요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왜냐하면 대학은 대체로 역세권에 위치하기 때문에 직장인 수요도 함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무리한 대출이다. 서관호 수목건축 팀장은 "기존 집이 팔릴 것이라는 가정하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주택 거래가 안 돼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를 보곤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이 대거 공급되고 있어 차후에 공실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