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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냉장고에 넣었다 버릴까요, 지금 버릴까요? 끝까지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마른땅 2013. 2. 27. 19:54

냉장고에 넣었다 버릴까요, 지금 버릴까요?





결혼 12년 차... 보석장식 양문형 냉장고를 꿈꾸다

결혼 12년 차 주부 홍현정씨는 어느 날인가부터 냉장고에 이상이 있음을 느꼈다. 냉장고 찬기가 약해지기 시작한 것. 며칠 지나니 그마저 더 약해져 냉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 내 신혼 혼수품 냉장고가 이렇게 수명을 다했구나'라는 아쉬움도 들고, 갑자기 돈 들어갈 일이 생겨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전자제품 팸플릿과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낡고 오래된 냉장고를 버리고 새 냉장고로 바꾼다는 사실에 설렘도 들었다.

"아~ 어떤 냉장고를 사볼까? 양문형으로 예쁜 무늬가 있는 것으로 사야겠지. 요즘에는 800리터짜리 대용량도 나왔는데 이왕 사는 거 큰 게 좋다는데 그걸 살까?"
무심히 보던 TV 속 냉장고 광고가 이젠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드디어 냉장고를 결정하고 인터넷, 백화점, 대리점에서 가격을 알아보니… 인터넷이 제일 싸다. 그런데 웬 걸, 가격을 알아보는 1주일 새 인터넷 가격이 몇만 원이 올랐다. 혹시 다음 주엔 다시 내려가려나? 초조함에 기다려 보는데 예상과는 반대로 다음 주에는 거의 10만 원이 올랐다. 이런 낭패가….

이전에 본 가격이 있는데 10만 원 더 주고는 못 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기다리고 버티다 보니 어느덧 한 달 넘게 본의 아니게 냉장고 없이 살게 됐다.

냉장고 없으니 오히려 돈을 벌더라고요

냉장고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다고 느꼈는데 예상과는 달리 살 만했다. 아니 오히려 더 나아진 점이 많았다. 시골에서 친정엄마가 보내신 채소 한 박스.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나서도 많은 양, 냉장고가 없다 보니 보관할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버리지 않고 다 먹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상추로 김치도 담고, 마늘쫑은 볶고 장아찌 만들고, 깻잎은 간장 양념해서 졸이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던 조리법까지 배워서 다양하게 반찬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그 많던 채소를 버리지 않고 다 먹었다.

그전에는 상추는 한 번 먹고 나서 나머지는 냉장고에 그냥 넣고 보관을 해버려 시간이 지나면 물러지고 상해서 버리는 일이 대다수였다. 다른 채소도 마찬가지. 그런데 오히려 냉장고가 없으니 열심히 만들어 먹어버리니까 쓰레기로 버리는 게 없어졌다. 미처 생각지 못한 의외의 결과였다.

냉동실에 있다가 1년이고 2년이고 나오지 않았을지도 몰랐던 들깨, 냉동실에서 꺼내놓으니 변하기 전에 뭔가 해먹어야 할 것 같아 궁리하다가 고소하게 살짝 볶아 멸치볶음에 넣으니 먹어본 사람들마다 고소하고 맛있다고 한다. 오호, 이 또한 냉장고가 없어서 발견한 조리법이다. 참깨가 참 비싼데 싼 들깨로 맛까지 낼 수 있다니.

이렇게 하루 이틀 지나다 보니 홍현정씨는 처음에 커다란 양문형 냉장고를 사야겠다던 결심에 변화가 생겼다.

"어? 이거 큰 냉장고가 전혀 필요없겠는 걸…. 당장 상하지 않도록 보관이 필요한 것만 넣을 최소한의 크기가 오히려 좋겠어. 냉장고가 크면 잔뜩 넣어놓고 일 년이 지나도 손길 한번 주지 않는 것들이 더 많잖아. 냉장고가 작으면 오히려 바로바로 해먹고 썩어서 버리는 일이 훨씬 줄겠는데."

그녀는 큰 냉장고를 사려던 처음 결심에서 200리터 살짝 넘는 정도의 작은 냉장고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냉장고가 없어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가뜩이나 좁은 집에 떡 버티고 있던 500리터짜리 냉장고가 없으니 집이 어찌나 넓어 보이는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생긴 것이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 더 지난달 2만 4500원이던 전기요금이 이번 달에 1만 1310원이 나온 것이다. 전기요금이 확연히 줄어든 걸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 홍현정씨는 지금 작은 냉장고를 사는 것마저 차일피일 계속 미루면서 냉장고가 없는 생활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냉장고에 넣었다 버릴까요? 지금 버릴까요?

 대형 냉장고가 가정에 보급되자 냉장고에서 보관하다가 버리는 음식 또한 많아졌다.
한 라디오 프로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손이 큰 시어머니는 뭐든 많이 사고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었다. 그 결과 집에는 양문형 냉장고, 김치냉장고, 여기에 냉동고까지도 있지만 그 안은 늘 꽉 차 있었다. 어느 날, 보다 못한 며느리가 그날도 잔뜩 시장을 봐온 시어머니에게 던진 한마디가 의미심장하다

"어머님 이거 냉장고에 넣었다 버릴까요? 지금 버릴까요?"

홍현정씨도 여느 주부들과 다르지 않게 냉장고를 꽉꽉 채우며 살아왔다. 그러던 그녀가 이렇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재무관리교육의 힘이 컸다. 소비를 부추기는 환경과 거기에 쉽게 동조할 수밖에 없는 소비심리를 배우고 나니 지금껏 얼마나 불필요하게 돈을 써 왔는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아마도 재무관리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10만 원 올랐어도 바로 냉장고를 샀을 거예요. 한 번 더 생각하고 사자라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에 냉장고 없이 사는 용기를 낸 것이죠"

여성미래( www.womanfuture.or.kr )  재무상담사양성과정의 일환으로 돈을 행복하게 잘 쓰기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막상 소비를 줄인다고 하면 "내가 줄일 게 어디 있나", 혹은 "더 쓰고 싶지 줄이고 싶지는 않다"라고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많이 소비하는 것이 나의 행복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니, 이전보다 더 적게 쓰지만 만족도는 더 높아졌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한다.

지금보다 10% 소득을 늘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만큼 노력도 많이 해야 하고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쓰는 것을 10% 줄이는 것은 같은 효과이지만 내가 맘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쓸 것도 모자란데 줄일 것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럴까? 홍현정씨도 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한 달째 냉장고 없이 살고 있다.

출처 : 운남 보이차
글쓴이 : 강성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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