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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판타스틱 을지로 3가 맛집

마른땅 2014. 7. 15. 19:57

오후 6시. 을지로 3가 골목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공업사의 철문이 드르륵 닫힌다.

이 문이 닫히는 순간 판타지는 시작된다. 일대의 호프집과 음식 가게는 야외까지 테이블을 꺼내놓고, 숨은 골목 안 가게마다 손님들로 테이블이 꽉 찬다. 30년 족히 넘는 오래된 식당들을 멀리감치 떨어져서 보면 70~80년대 배경의 영화 세트장 같이 보인다. 과거의 맛과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투박하고 거친 을지로 거리. 그곳의 열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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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3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반경 1km 이내에 최소 30년은 족히 넘는 묵은 식당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중 매체에 소개할 만한 수준의 식당도 수 십 개는 족히 된다. 이 일대에 이처럼 오래된 식당이 많은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의 변화와는 관계없는 종목의 산업으로 살아왔으며, 그로 인해 식당과 음식 맛 역시 몇 십 년간 변화 없이 유지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 중 대부분의 식당은 살아갈 날들이 살아온 날들보다 훨씬 짧은 집들이다. 특별한 대안이 없다면 몇몇 집들은 곧 문을 닫을 것이다.

수려하고 미려한 문장으로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을지로 맛집'의 소개글을 시작하려 했지만, 역시 중요한 건 이거다. 을지로 일대는 '맛의 천연보호구역'이라는 점. 을지로 일대 식당들은 맛의 진화에서 30년 전에 멈춘 식당들이다. 때문에 그 당시의 투박하고 거친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 속에는 기존 조리법의 기초가 되는 원론적인 맛도 숨어 있고 지금은 맛보기 힘든 사라진 조리법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음식점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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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 넘는 노부부가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전'
PLACE 1 원조 녹두집


히스토리_을지로 3가 공구상가 및 방산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전설로 알려진 전집이다. 을지로 상권이 번창할 때는 이 집 전을 먹기 위해 인근 다방에서 번호표를 들고 기다렸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오랜 세월 함께 자리를 지킨 일흔이 넘는 노부부가 만들어내는 15가지 전에서 세월의 맛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맛_'세상에 이런 전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법한 독창적인 전을 맛볼 수 있다. 모든 메뉴를 소개할 수 없으니 한 가지만 소개해본다. 고추에 소를 채워 넣고 굽는 일반적인 고추전과 달리 얇게 밀가루 반죽을 펴 쪽파를 올린 다음 청양고추, 베이컨 등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마지막으로 위쪽은 달걀을 풀어 지져낸다. 이렇게 만든 고추전의 재료는 제각각 고유의 맛과 식감을 잘 살리고 있어 입안에서 복합적인 맛을 낸다. 그 맛은 '놀랍다'라는 표현밖에 쓸 수 없다.

TIP_모든 메뉴가 다 특별하다. 몇 차례에 걸쳐 방문하여 한 번씩 다 먹어보는 것도 좋다. 동그랑땡은 다진 쇠고기와 달걀 그리고 약간의 녹말을 이용해 큼직하게 지져낸다. 동그랑땡이라기보다는 마치 고기전을 먹는 것 같다. 고기 녹두전은 김치와 얇게 저민 고기를 푸짐하게 넣어 풍성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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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_고추전 7천원, 고기녹두전 7천원, 동그랑땡 7천원

주소_서울 중구 입정동 272-8번지

연락처_02-2277-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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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째 선보이는 담백한 냉면
PLACE 2 을지 면옥


히스토리_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평양냉면 4대천왕'으로 손꼽힐 정도로 잘 알려진 식당이다. 평양냉면의 전설로 불리는 '의정부 평양면옥'의 계열이며 2대에 걸쳐 그 딸이 운영하고 있다. 서울의 유명 평양냉면 집 중 식당의 규모를 확장하지 않고 그대로 맛을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맛_다른 유명 냉면집에 비해 얇은 메밀면과 담백한 육수가 특징이다. 특히 맑으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육수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냉면을 먹기 전에 육수를 먼저 한 입 가득 들이키고 그 맛을 음미하면 좋다. 돼지고기 편육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다. 냉면 위에 편육 한 점을 올려놓고 입안에 넣은 다음 곧바로 육수를 들이켜 함께 꼭꼭 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TIP_편육은 반 접시도 주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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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_평양냉면 9천원, 돼지고기 편육 1만4천원

주소_서울 중구 입정동 177-1번지

연락처_02-2266-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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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풍성한 맛
PLACE 3
춘천 막국수


히스토리_간판에 커다랗게 since 1962년이라고 적혀 있는 것처럼 50년 역사를 가진 막국수집. 막국수를 중심으로 닭고기, 꿩고기, 토끼고기 등을 사용한 다양한 요리로 오랜 세월 동안 인근 상가 지역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식당이다.

맛_막국수의 메밀면은 거칠고 까칠하지만 입안에 넣어 씹기 시작하면 무릎을 탁하고 칠 정도로 풍성한 맛이 느껴진다. 닭고기를 우린 육수는 주전자에 따로 내온다. 원하는 만큼 넣어 먹을 수 있다. 막국수 외에도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쪄낸 닭찜, 삶은 닭을 쭉쭉 찢어 채소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친 닭무침, 3시간 전에 예약해야 맛볼 수 있는 엄나무찜닭 등 닭고기 요리가 훌륭하다.

TIP_꿩고기, 토끼고기를 사용한 탕요리도 유명하다. 서울에서 맛보기 어려운 별미로 도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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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_막국수 5천원, 닭찜 1만7천원, 닭무침 1만4천원

주소_서울 중구 을지로 4가 60번지

연락처_02-2266-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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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사용하지 않고 즉석에서 썰어주는 쇠고기집
PLACE 4 통일집


히스토리_을지로 공구상가 상인들과 선반공장 직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세상에 알려진 쇠고기구이집. 선대 주인이 공구상가였던 작은 자리를 개조해 서너 개의 테이블을 놓고 영업하던 형태에서 더 이상 넓히지 않고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하루에 소비될 만큼의 쇠고기를 받아와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고 즉석에서 썰어주는 방식도 옛날식 그대로다.

맛_손님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등심을 주문한다. 요즘엔 워낙 양질의 소고기를 판매하는 식당들이 많아 '아주 맛있는 등심'이라고 말할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가격 대비 탁월하다는 것이다.

TIP_소박하고 정갈하게 담아내는 음식들과 서비스로 나오는 된장찌개 역시 훌륭한 마무리를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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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_등심 1인분 2만8천원

주소_서울 중구 을지로 3가 100-849번지

연락처_02-2277-7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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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곱이 그대로 살아 있는 소곱창
PLACE 5 우일집


히스토리_어머니에 이어 2대째 한 자리에서 47년간 영업을 해온 양곱창집이다. 대통령들이 즐겨 찾는 양곱창집으로 알려진 큰길가의 양미옥의 유명세에 밀려 세간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근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한 수 더 쳐주는 집이다.

맛_곱창, 양, 허파 등 다양한 부위의 내장요리를 맛볼 수 있다. 양지머리를 제외한 모든 부위가 한우를 사용한다. 정갈하고 깔끔하게 손질한 재료들과 상차림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곱창 속에는 고소한 곱이 잘 살아 있으며, 양과 허파는 부드럽고 육즙 또한 잘 살아 있다.

TIP_점심시간에는 콩국수도 유명하다. 여름 한철만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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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_곱창 1만5천원, 모듬 곱창 1만3천원

주소_서울 중구 을지로 3가 189번지

연락처_02-2267-9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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슴슴하고 달달하게 양념한 옛날식 돼지갈비
PLACE 6 안성집


히스토리_1957년부터 영업을 해오며 5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돼지갈비집이다. 조선옥과 우일집을 지나 안으로 쑥 들어가다 보면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집으로, 돼지갈비 외에도 육개장으로 명성을 누렸던 식당이다. 2대에 걸쳐 운영하고 있으며 초대 주인장 아주머니가 여전히 왕성한 에너지로 돼지갈비를 구워준다.

맛_목살에 양념을 덕지덕지 발라놓고 돼지갈비라며 내놓는 시중의 엉터리 돼지갈비집과는 달리 순수 돼지갈비 부위만 사용해 슴슴하고 달달하게 양념한 옛날식 돼지갈비가 일품이다. 맛이 좋아 한 점 두 점 먹다 보면 어느새 고기가 바닥난다. 숙련된 기술자가 초벌구이를 해 오기 때문에 굽기도 적당하다. 굴과 각종 채소로 속을 꽉 채운 보쌈김치도 시원하니 맛있다. 상에 딸려 나오는 동치미, 보쌈김치, 파절임 어느 하나 빼놓을 거 없이 탄탄한 맛을 가지고 있다.

TIP_돼지갈비와 보쌈김치가 찰떡궁합이다. 돼지갈비가 익을 때까지 보쌈김치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면 좋다. 육개장은 불판 위에 올려놓고 밥을 미리 말아두자. 밥알이 육개장 국물을 머금어 퉁퉁 불었을 때 먹어야 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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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_돼지갈비 600g 2만4천원, 보쌈김치 6천원, 육개장 6천원

주소_서울 중구 을지로3가 208-1번지

연락처_02-2279-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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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고기와 내장수육의 깊은 맛
PLACE 7 동원집


히스토리_35년간 머릿고기와 내장수육으로 을지로 일대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집이다. 낮에는 순대국밥과 감자국 등의 식사 메뉴를 내는 밥집이지만, 저녁이 되면 술안주 요리를 내며 주당들의 아지트로 바뀐다.

맛_이곳이 맛집으로 알려진 것은 '머릿고기'와 '내장수육' 때문이다. 자칫하면 잡내가 날 수 있는 부위를 훌륭하게 손질해 담백하고 깊은 맛을 끌어올렸다. 특히 다양한 부위의 내장을 맛볼 수 있는 '내장수육'은 모험적인 메뉴다.

TIP_머릿고기와 내장수육 외에 홍어도 유명하다. 비록 국산 홍어는 아니지만 손질을 잘해 가격에 비해 맛이 탁월하다. 머릿고기와 함께 내는 홍어삼합의 맛도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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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_머릿고기 작은 접시 1만3천원, 홍어삼합 2만원

주소_서울 중구 입정동 272번지

연락처_02-2267-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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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 하면 '을지로', '을지로' 하면 '골뱅이'
PLACE 8 골뱅이 골목


히스토리_을지로 골뱅이 골목 역사의 시작은 다동에서부터다. 슈퍼마켓에서 테이블을 내다 놓고 깡통 골뱅이를 안주로 내던 것이 전해지며 오늘날의 골뱅이 전문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다동에서 시작되었지만 골뱅이문화가 완성된 곳은 을지로다. 그래서 골뱅이 하면 '을지로 골뱅이'가 마치 대명사처럼 되었다. 주변에 있는 수십 개의 골뱅이집이 저마다 약간의 맛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가지고 있으니 취향에 따라 가면 된다.

맛_국내산 통조림 골뱅이를 하나를 통째로 따서 마늘과 고춧가루, 대구포와 파채를 함께 내는 것이 을지로 골뱅이의 특징이다. 무치지 않고 내는 식당이 대부분이라면 몇몇 식당에서는 주인이 직접 무쳐 주는 곳도 있다. 을지로 골뱅이는 달걀말이가 패키지 음식처럼 필수로 따라 나오는데, 필요한 만큼 무료 리필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TIP_골뱅이 전문점이 한 곳에 모여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으면 영락, 영동, 우진 골뱅이 중 하나를 선택하자. 영락골뱅이와 우진골뱅이는 일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이며. 우진 골뱅이는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골뱅이를 무쳐 내는 곳으로 좀 더 친근한 서비스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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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골뱅이 가격_2만5천원(달걀말이 포함) / 주소_서울 중구 저동 2가 79-10번지 / 연락처 02-2263-7661

영락골뱅이 가격_2만7천원(달걀말이 포함) / 주소_서울 중구 저동 2가 80-1번지 / 연락처 02-2264-9489

영동골뱅이 가격_2만7천원(달걀말이 포함) / 주소_서울 중구 저동 2가 79-1번지 / 연락처_02-2266-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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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옥토버페스트
PLACE 9 만선호프


히스토리_한국의 옥토버페스트라는 별명을 가진 을지로 대표 호프집이다. 소문에 의하면 하루에 1000잔을 판매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대의 뮌헨호프와 함께 을지로 호프 골목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만선호프는 3대째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다니 이 정도면 독일에 이름난 맥주 퍼브의 전통에 비해 전혀 밀릴 게 없을 정도다.

맛_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생맥주와 노가리.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자동으로 인원수에 맞춰 생맥주와 노가리를 내온다. 노가리 한 마리의 가격은 1천원으로 부담이 없다. 납작하게 누른 말린 노가리를 불에 구워 매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재미있다. 그 외에도 골뱅이, 부추두부, 번데기 등 안주의 가짓수는 적지만 알차고 저렴한 가격에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TIP_만선호프와 일대 맥주집의 노가리 안주는 육질의 원형을 살려 딱딱한 질감의 노가리와 육질을 두드려 부드럽게 만든 노가리 등 두 가지로 준비되어 있다. 미리 이야기하면 원하는 질감의 노가리로 서비스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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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_노가리 1천원, 생맥주 3천원, 부추두부 6천원, 골뱅이 1만원

주소_서울 중구 을지로 3가 95번지

연락처_02-2274-1040

 

 

출처 : 클럽 티구안
글쓴이 : 미래창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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