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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맛돋구는 집

마른땅 2014. 7. 15. 20:00

술맛 나는 맛집

술자리 잦아지는 연말을 맞아 이번 회는 퇴근 후 맛집 겸 술집 투어를 위한 집들을 소개한다. 몰려드는 사람들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단점이 있을 뿐 누구를 데려가도 만족해 할 집들이다. 접근성을 고려하여 서울의 사대문 안에 위치한 집들로 선정했다.

닭꼬치를 먹기 위해 닭도리탕을 먹는다 < 호수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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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에 가면 거의 기다려야 한다고 봐야 하는데, 기다리면서 뭔가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듯 비장한 포스를 풍기며 가게 앞 화덕에서 닭꼬치를 굽고 있는 사장님의 뒷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집의 효자 메뉴인 닭꼬치는 닭에서 고기만 발라낸 것이 아니라 닭을 큼직하게 토막 내어 꼬치에 꿰어 구웠다. 하룻밤 동안 양념에 숙성해 놓은 닭을 바로 바로 연탄불에 구워서 내는 것이 이 맛의 비결이 아닐까 싶은데, 손님이 이렇게 몰리면 미리 반 정도는 구워뒀다가 마저 구워서 내어주면 좋으련만 작품이라도 만들듯이 더디게 닭꼬치를 굽는 사장님의 손길에 애간장이 탄다.

입안에 착착 달라 붙는 양념 맛과 직화구이의 불 맛이 더해진 부드러운 닭꼬치는 단 술을 마시는 것처럼 목 뒤로 술술 넘어간다. 테이블 당 닭꼬치의 주문 갯수는 제한되어 있으며 닭도리탕이나 다른 요리를 주문해야지 시킬 수 있다. 떡볶이 국물 같은 맛을 내는 깻잎향 솔솔 내는 닭도리탕을 시켜서 밥까지 볶아 먹으면 식사와 술안주 모두 해결이다.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4번 출구, 서울역 방면으로 한국경제신문 빌딩 지나서 30여미터 / 02-392-0695 / 일요일 휴무
가격대 : 닭도리탕 대 2만원 닭꼬치 개당 1500원


입 안 가득 씹히는 부드러운 숙성회 < 막내 횟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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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을 생각하면 기본 반찬인 감자조림이 먼저 떠오른다. 밥맛 없는 초등학생에게 주면 밥 한 공기 뚝딱할 것 같은 달달한 맛이 감자조림 뿐 아니라, 기본으로 깔리는 반찬들이 모두 맛깔지다. 자리에 앉으면 일행 수에 따라, 남아 있는 횟감으로 자동 주문이 되기 때문에 특별히 먹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재빨리 주문을 해야 한다. 이 집의 회는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숙성회인데 1cm 정도로 두껍게 썰린 회는 한 점만 넣어도 입 안 가득 찬다.

내 볼살 씹는 것처럼 푸짐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숙성회의 식감은 활어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채소밥을 시켜서 남은 회를 넣어서 비비면 회덮밥으로 먹을 수 있고, 반찬으로 나오는 오징어 볶음에 공기밥을 시켜서 비비면 오징어덮밥으로 먹을 수 있다. 조금 한가한 시간대에게는 사장님에게 잘 보이면 잘 보이면(?) 회를 더 얻어 먹는 찬스도 누릴 수 있다.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회현역 4번 출구, 시장길로 쭉 내려가다가 대도상가 바로 전의 좌측 골목 안 / 02-755-5125 / 명절 당일 휴무
가격대 : 모듬회 중 3만원/ 대 5만원

이만하면 족발의 지존 < 만족오향족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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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위치한 골목은 족발을 먹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가게 앞에는 대기 순번을 알리는 전광판이 있고, 서로 마주 보고 2곳의 홀에는 삶은 족발을 나르고 족발을 썰고 손님 테이블에 서빙을 하는 종업원과 족발을 먹는 손님들이 모두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부산하다. 일단 테이블에 앉으면 떡국이 바로 대령 되는데, 묘하게도 쫄깃한 떡국떡과 족발의 맛이 잘 어울린다.

보통 족발집에 있는 족발을 찍어 먹을 새우젓이 이 집에는 없다, 대신 새콤한 마늘 소스에 양배추채를 넣고 족발과 함께 집어 먹는다. 잘 그을린 초콜릿 빛깔에 윤기 나는 광택을 보는 것만으로 입 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젤리처럼 쫀득한 지방 부위와 부드러운 살코기 부위가 황홀하게 입 안에서 섞여 녹아 내린다. 달달한 족발과 함께 하면 독한 소주의 맛마저 부드럽게 느껴진다.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시청역 8번 출구, 50M 정도 지나서 골목 안 / 02- 753-4755
가격대 : 족발 중 2만 9천원 / 대 3만 4천원

당일 도축한 소곱창의 쫄깃한 맛 < 불타는 곱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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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일요일마다 장사를 쉰다. 왜냐하면 도축장이 쉬는 날이기 때문이다. 당일 도축한 국내산 황소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도축창이 쉬는 날에는 장사를 할 수가 없다. 활어횟집도 아니고 곱창집에서 당일 도축한 재료만 쓴다니, 훌륭한 음식은 훌륭한 원재료에서 나온다는 원칙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집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집의 곱창에 달린 기름을 유난히 뽀얗게 보인다. 활활 타는 불 속에서 초벌구이를 거친 곱창을 테이블 위 철판 위에 올려주는데, 기름장에 찍어 입 안에 넣으면 곱창 기름의 부담스러움 없이 부드러움과 쫄깃함만이 느껴진다. 곱창을 다 먹은 후에는 고추장 양념에 미리 비빈 밥을 곱창 기름이 남아 있는 불판에 올려서 달달 볶아서 먹는데, 이 맛 또한 일품이다.

찾아가는 길 :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4번 출구, 나온 방향으로 직진 해서 백제약곡 골목 안 / 02-3672-4885 / 일요일휴무
가격대 : 1인분 1만 7천원

저자 베리베리스토로베리는

'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모토로 모인 싱글남녀 4인방. (스토로베리, 블랙베리, 블루베리, 융베리) 이들이 생각하는 맛집이란 가격 대비 훌륭한 맛을 내는 집과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집이란다. 퇴근 후 먹고 돌아다닌 맛집 탐방기를 모아서 < 퇴근 후 맛집투어 (랜덤하우스) > 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출처 : 클럽 티구안
글쓴이 : 주인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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