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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개구리 이야기

마른땅 2010. 4. 19. 09:44
개구리는 왕권과 관련하여 신성(神聖)을 상징한다.

<삼국유사>의 부여신화에서는 부여왕 해부루(解夫婁)가 산천에 치성하여 곤연(鯤淵)에서 바위를 들쳐 금빛 개구리 모양의 어린애를 얻었는데, 그 아이가 자라서 후일의 금와왕(金蛙王)이 되었다고 하여 개구리를 신성시하였다. 또한 왕권의 흥성을 기원한 것으로도 보인다.

신라의 선덕여왕 때 영묘사(靈廟寺)의 옥문지(玉門池)에서 개구리가 3~4일 동안 울었는데, 왕이 이를 보고 급히 군사를 여근곡(女根哭)에 보내어 잠복하고 있던 백제의 군사를 토멸하였다. 여기서는 개구리의 생김새가 분노의 형상을 띠고 있어 변란을 상징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또 개구리가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로 나타날 때도 있으며, 시끄럽기만 하고 이로울 것이 없는 예로 표현되기도 하고, 빈천했던 과거를 잊고 잘난 체하거나 큰소리치는 못난 사람을 개구리에 비유되기도 한다.


★ 아독무와부득지(我獨無蛙不得志)

조선조 성종 임금은 변복을 하고 민정을 자주 돌아보신 분인데, 하루는 삼경에 초라한 옷을 입고 늙은 선비의 집앞을 지나게 되었다. 낭랑한 글 읽는 목소리가 들리는 방안을 뻐끔히 들여다보니, 백발의 노인이 글을 읽고 있었다.

성종은 주인을 불러 잠깐 쉬어 가기를 청하니, 초라한 나그네를 기꺼이 맞은 노인의 방 한쪽에,
'我獨無蛙不得志 = 나 홀로 개구리가 없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라는 글발이 붙어 있었다.
혼자 이리 씹어보고 저리 꼽아보고 하였지만 그 뜻을 알 길이 없어 노인에게 물었으나, 노인은 대답을 꺼렸다. 성종이 재차 사정을 하였더니, 노인은 그제서야 마지 못해
"내 제자 30명이 다 급제를 했는데, 어쩐 영문인지 스승인 난 아직 급제를 못했소이다."
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띄엄띄엄 들려 주었다.

어느 날 황새와 뜸부기 사이에 서로 자기 목소리가 아름답다며 싸움이 벌어졌다. 다투던 그들은 독수리 왕에게 재판을 받기로 했는데, 이때 자신이 없는 뜸부기는 개구리 한마리를 날개 죽지에 넣어가서는 넌즈시 상납을 했다. 마침 배가 고팠던 독수리는 맛있게 개구리를 삼키고는 '황새 목소리가 아름답다. 그런데 뜸부기의 목소리가 황새보다 조금 낫구나"하면서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또 개구리 생각이 났던지 재심을 하자는 것이다.

다음날도 뜸부기는 개구리를 상납하였지만 황새는 목이 빠지도록 목청 다듬기만 하다 목이 쉬어서 그만 지고 말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황새는 분하고 억울하여 그 후로 울음을 울 때는 '아독무와부득지'라고 운다는 것이다.

듣고 있던 성종께선 오늘 낮에 보니, 과거가 있다는 방문(榜文)이 붙었더라면서 이번에 꼭 응시하라는 당부를 하고는 돌아갔다. 그후 그 노인은 개구리 와(蛙)자를 제(題)한 과거에 응시하여 급제를 했다고 한다.

출처 : 북방산개구리 ::: www.myfr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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