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갱년기 여성

안면 홍조-“술 마신 것도 아닌데 얼굴이 빨개져요”

마른땅 2014. 2. 15. 00:32
안면 홍조-“술 마신 것도 아닌데 얼굴이 빨개져요”
“시도 때도 없이 자꾸만 홍당무처럼 붉어지는 얼굴 때문에 속상해요. 다른 사람들이 보고는 뭔가 부끄러워할 일이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오해를 할 때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해요. 어떤 때는 대낮부터 술을 마신 게 아니냐고 할 때도 있어요. 몸이 아프거나 이상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많이 불편합니다.”

차가운 겨울 ‘홍당무’ 되는 얼굴

차가운 겨울바람이 부는 계절, 얼굴에 홍조가 생긴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안면홍조는 미세한 온도 차이에도 얼굴이 금세 붉어지거나, 항상 붉은 상태로 있는 경우를 말한다. 홍조는 어떤 자극에 의해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를 말하지만, 의학적인 의미로 볼 때 안면홍조란 단순히 얼굴이 붉어지는 상태가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얼굴이 더 쉽게, 더 심하게 붉게 되고, 더 오래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얼굴 피부에는 수많은 혈관이 있는데, 이들 혈관들은 자율신경의 조절을 받아서 확장되기도 하고 수축하기도 한다. 갑작스레 당황하게 되거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게 되면 자율신경이 자극을 받아 혈관이 늘어나게 되어 혈류량이 많아지면서 피부가 붉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얼굴의 다른 부분보다 양볼이 더 붉게 나타나는데, 이는 얼굴 중에서도 양볼 부분에 더 많은 혈관들이 분포되어 있고 잘 비쳐 보이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가 커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더 많이, 더 큰 폭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긴장`질환`폐경…원인도 가지가지

안면 홍조가 나타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긴장, 스트레스, 부끄럼 등의 정서적 요인이 가장 흔하다. 여드름,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등의 피부 질환을 오랫동안 앓은 후유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오남용하기 쉬운 스테로이드 연고를 무분별하게 장기간에 걸쳐 사용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혈관 확장제나 칼슘 통로 차단제 등과 같은 약물로 인해 홍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는 체질적인 요인 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갱년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인해 발한 증상과 함께 얼굴에 붉은기가 심한 홍조로 나타날 수 있으며, 감정 기복이 심한 사춘기에도 감정변화에 따라 자율신경계에 자극을 주어 발생하게 된다.

또한 폐경기 여성에서도 안면 홍조 증세가 잘 발생하는데 이때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인한 현상이다. 감정 기복이 심한 사춘기 청소년들도 감정변화에 따라 자율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홍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체질적으로 혈관이 잘 늘어나서 쉽게 얼굴이 붉어지는 주사라는 병의 초기단계에서도 안면 홍조가 나타날 수 있다. 맵고 뜨거운 음식이나 찜질방 같은 곳의 더운 환경, 장기적으로 추위에 노출된 경우나 알코올성 음료, 혈관활성물질인 히스타민이나 티라민이 함유된 치즈, 초콜릿, 바나나 등을 먹는 것도 안면 홍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생활 속 피부 자극 안 주는 게 중요

안면 홍조의 치료는 생활 속에서 이러한 원인들을 찾아 홍조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 있으면 치료해야 한다. 정서적으로 자극을 잘 받는다면 신경정신과에서 심리 상담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찬 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외출 시에 마스크를 착용하여 피부를 보호하고, 가급적 온도 차가 심한 환경은 피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거나 추운 곳에서 뜨거운 곳으로 갑자기 들어가는 것도 좋지 않다. 사우나나 심한 피부 마사지도 금물이다.

자외선은 혈관을 지지하는 탄력섬유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외출 시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스킨, 토너 등 화장품은 알코올 성분이 적게 함유된 제품이 좋고, 따갑거나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것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 외용제를 함부로 바르는 것 또한 주의해야 한다.

폐경에 의한 홍조증이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 요법으로 호전될 수 있다.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사실상 치료 방법이 없다. 술을 적당히 마시거나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피부과적 치료로는 늘어난 혈관을 치료하는 레이저 치료가 있다.

도움말: 정현 교수(대구가톨릭대학병원 피부과)